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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원장님도 구두 닦으세요?
기태석(본지 집필위원)

관리자 기자  2002.05.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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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새로 선출된 정재규 회장님 이하 부회장단 여러분께 축하와 아울러 동료 치과의사들의 희망찬 기대감을 듬뿍 담아 드립니다. 최근 아들 녀석에게 귀동냥으로 들은 “치과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이란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들이 왜 그렇게도 치과의사가 되고 싶어할까? 단지 불경기에 경제적인 이유 때문만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해보았습니다. 며칠전 새로 산 구두에 이상이 생겨 가까운 구두 수선 집에 들렀다가 가끔 들러 구두를 닦아 달라고 하자 “원장님도 구두를 닦으세요? 수선하는 것도 이상한데…”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어리둥절해 있으니 이어서 “이 근처 원장님들은 돈이 많아서 그런지 구두를 닦거나 수선하는 분들이 없어요. 사서 신다가 더러워지면 버리는 것 같아서 아예 병원쪽은 돌아다니지도 않는걸요”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이 의약분업 사태 때 국민들이 우리에게서 등을 돌린 원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단지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그렇게 치과의사 되기를 갈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선배들이 그동안 쌓아 놓은 학문적 업적도 있을 것이고 사회 구석구석 심어놓은 봉사 정신이 더 큰 몫을 했으리라고 자위해봅니다. 최근 대학 입시에 치과대학 커트라인이 만점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능력을 수능 점수로만 평가할 수는 없는 것처럼 치과의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평가를 수능점수로만 평가한다면 결코 구두미화원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 더 나아가서 치과의사가 되고자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외면당하는 치과의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밑창 떨어진 구두를 신고 불우한 이웃을 위해 우리에게 부여된 지위와 특권을 나눠주는 치과의사를 국민들이 요구하듯이 치과대학도 수능 점수 뿐 아니라 사회봉사점수도 타 대학보다 두세배 높은 학생을 뽑아야 할 것이고 교육과정에도 봉사정신을 강조해야 할 것입니다. 새로 구성된 집행부에도 부탁컨데 직접적인 대정부 로비도 중요하지만 대국민 봉사활동을 꾸준히 강화하고 홍보함으로써 진정한 치과의사상을 확립하는데 보다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위상과 힘은 정부나 높은 곳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낮고 힘없는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마지막으로 불우이웃돕기, 결손아동, 불치병, 결식아동, 심지어 조선족, 외국인 근로자등과 함께 어울려 묵묵히 봉사하시는 여러 치과의사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이분들이야말로 우리 치과의사의 위상을 떠 받치고 있는 기둥이요 우리를 국민들과 이어주는 든든한 끈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