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불모지 인천서 60차례 기획전시 열어
해반문화사랑회 창립, 41차례 문화포럼도
인천 송림로터리에서 해반갤러리와 사단법인 해반문화사랑회를 운영하고 있는 李興雨(이흥우) 원장은 거창한 것 대신 `작고 꾸준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해반"이란 바다해와 반석반자의 합성어, 바다처럼 모든 것의 반석이 되라는 의미에서 붙인 것.
李원장이 해반갤러리를 연 것은 지난 91년. 당시만 해도 문화의 불모지였던 인천에 화랑을 개관해 서울과 지역의 수준급 작가들의 작품으로 기획전시회를 열고 지역의 문화수준을 높이고 싶다는 소망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시는 지금까지 60여차례.
“갤러리를 2년정도 운영하고 난 후에 내린 판단은 `안되겠다"였어요. 우리자체가 그리고 사회가 문화를 즐기는 연습이 안됐다고 생각했죠. 그림전시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문화적으로 즐기는 연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 李원장은 본격적인 문화운동에 관심을 갖고 해반갤러리를 모태로 93년에 해반문화사랑회라는 문화 NGO를 만들었다.
해반문화사랑회는 지역문화현안을 토론하고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해반문화포럼을 현재까지 41차례 열었고 우리지역 바로알기 답사, 시낭송회, 가족음악회, 음악강좌, 문화유적답사 등 시민문화행사을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해반문화사랑회는 `지역사랑, 문화사랑, 인간사랑"을 모토로 하는 문화운동 시민단체입니다. 환경단체 등은 눈에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인식하지만 문화운동단체는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환경만큼 중요한 것이 의식, 문화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李원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인간.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서 나오는 것이 문화이고 그 지역의 지역문화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李원장의 성향을 좀더 이해하기 위해 재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李원장은 해반갤러리를 시작으로 12년 동안 재산의 증감에 변화가 없다고 한다.
“처음부터 돈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았어요. 다른 직업군보다 빨리 안정이 되는 만큼 사회를 위해 환원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죠. 남는 돈은 전부 갤러리를 운영하고 시민단체를 운영하는데 배팅했으니까요.”
문화란 무엇일까?라는 쉽지 않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끊임없이 구하면서 사는 李원장이 그렇다고 거창한 인생목표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해반갤러리나 해반문화사랑회를 이끌면서 크게 힘들었던 기억이 없습니다. 그날 있었던 일은 그날 잊어버리는 성향이예요. 시민단체도 방향만 설정한 것이고 내가 하는데까지만 최선을 다해 할 뿐이지 거창한 목표를 잡지는 않습니다. 이 순간, 이 시점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즐겁게 같이 일을 하는 것, 더 이상 좋은 것이 있을까요?”
李원장은 문화운동을 하면서 문화에 대해 좀더 알고 싶어서 철학공부를 시작했고 작년에는 예술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李원장은 요즘 자랑거리가 하나 생겼다. 변변한 과외 한번 시켜보지 못한 장남 이상필군이 올해 연세치대에 입학하게 된 것.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우리의 참모습을 찾고 또한 서로에게 넉넉함을 나누어 줄 수 있다면 더 바랄나위 없습니다. 삶의 또다른 풍요로움을 찾고자 하는 우리의 열망이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한 서로의 만남을 통하여 한껏 꽃피우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李원장은 기자가 만난 소박한 모습에 아름다운 꿈을 품고 있는 몇 안되는 사람중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 해반문화사랑회
홈페이지 : www.haeban.org
전화번호 : 032-761-0555
<안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