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려면 회원들의 학회사랑 절실
활발한 국제교류가 위상 높이는 계기
우리 치과계의 오랜 숙원인 대한치과의학회가 창립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얼마나 우리가 오래 기다렸던 쾌거인가? 지난날을 잠깐 회고해 보자.
우리나라의 치과의학은 다른 학계와 마찬가지로 구한말에 일본인에 의하여 시작 운영되었다. 따라서 해방 후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치과교육의 확립이었다. 임상분야의 치과진료는 개개 치과병원에서 어느 정도 이어 나갈 수 있었으나 치과교육제도의 확립은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니었다.
치과의학 방향조차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으니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런 때에 국대안 반대라는 시련도 닥쳐왔다.
나는 이런 혼란 속에서 새로운 치과의학을 확립한 선배들의 공헌을 잊을 수가 없다.
한국 치과학계의 초석을 놓은 많은 분이 있지만 그 중 선구자역할을 한 고 박명진 박사에 대하여 몇마디 하고 싶다.
그는 새로 편성할 교과과정과 선진 치료기술의 개선을 위하여 미국 군정청은 물론 미 8군을 방문하여 치과군의관을 고루 만나 자문을 받고 협의를 하였다. 고 박명진 박사 그리고 많은 선배가 많이 계셨기에 한국 치과의학은 발전할 수 있었다.
일본 치과교육의 교과과정에서 미국식 교과과정으로 개혁하겠다는 굳은 신념과 그들의 노력은 한국 치과의학의 발전을 가져온 원동력이다. 새삼 삼가 경의를 표한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해방 후에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이 유일한 한국 치과교육의 존재였다. 그 후 세월이 흐르면서 연세대학교와 경희대학교 치과대학이 설립되었고, 잇따라 전국에 치과대학이 설립되었다.
2차대전이 끝난 후 세계각국의 치과의학은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다.
국제연구 단체산하인 한국치과연구기관인 IADR 한국지부도 결성되어 해 마다 열리는 학술대회에서는 국내대학의 교수들이 많은 논문을 발표한다. 발표 논문중에는 국제 학술상 후보가 되는것도 있으니 우리치과의학계도 이제 세계 수준으로 다가서고 있다.
금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아시아태평양치과회의가 개최되었고 세계치과연맹에는 한국인 치과의사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이런 모든 일들은 우리나라의 치과의학이 국제치과의학계에서 신임을 얻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 치과협회내에 30여 개의 각 분과학회가 있으며 각 분과학회의 활동도 괄목할만하다. 그러나 무한한 국제치과의학의 발전에 따라가기 위하여서는 자만은 금물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번에 탄생한 대한치과의학회에 몇 가지 주문을 하고 싶다.
첫째로 회원들의 학회에 대한 사랑이다. 어느 학회나 같지만 학회의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기 위하여서는 회원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더욱 새로 태어난 학회일수록 그 필요성은 강하다.
둘째로 활발한 국제교류에 의한 학회의 위상을 높이는 것도 큰 과제다. 나날이 발전하는 치과의학의 정보를 신속히 흡수하여 각 연구기관 및 치과병원에 전달하여야 한다. 그러자면 회원의 비용부담도 커지겠지만, 그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끝으로 치과의학의 발전의 최종목적은 국민의 구강보건을 통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치과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그만큼 기대도 크다.
다행히 대한치과의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김종열 교수는 가장 적임자라고 믿는다.
신임회장의 성격은 온화하면서도 학구적이고 계획한 일은 반드시 완성해내는 실천력이 강한 분이다.
각 회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활발한 학회활동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것을 부탁한다.
대한치과의학회의 무궁한 발전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