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청담동 문화공간 개척한다”
치과에 갤러리 공간 마련 김인달·이정태 원장

관리자 기자  2002.06.01 00:00:00

기사프린트

치과이름도 갤러리… 미술작품 전시 김원장, 병원 앰프 직접 조립 … 손재주 탁월 이원장, 작가 직접 섭외 … 전문식견도 쌓아 서울에서 인사동, 삼청동과 함께 화랑가가 밀집해 있는 동네로 알려져 있는 청담동에 최근 ‘갤러리’라는 이색 이름을 내건 치과가 개원해 눈길을 끌고 있다. 3미터정도 크기의 고릴라가 빌딩에 매달려 있는 특이한 건물 6층에 자리잡고 있는 갤러리(The Gallery) 치과. 지하에는 난타전용극장이 위치하고 있는 이 건물은 상당히 문화적인 공간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치과입구에서부터 그윽한 조명을 받으며 전시된 미술 작품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병원에 들어서서 먼저 만난 이정태 원장과 나중에 만난 김인달 원장을 처음 만났던 것은 7년전 이들이 연세치대병원에서 수련 받고 있을 때로 기억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만남이어서 더욱 반갑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젊은 30대 초반의 치과의사여서 순간 당황되기도 했다. 병원인테리어도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이 살아있는 병원 분위기인데다 미술 작품이 여기저기 걸려있어 마치 조용한 미술관을 방문한 기분이었다. 치과이름에 걸맞게 원장이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활발한 미술활동을 펼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처음부터 빗나갔다. 이정태 원장은 “청담동이라는 문화의 거리에 맞게 병원에서도 문화를 느낄 수 있게 함으로써 기존과 다른 틀을 깨자”는 의도로 아는 작가도 많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갤러리로 컨셉을 시도한 것이란다. 전시공간도 생각보다 좁아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미술에 대한 이들의 애정을 알게 되면서 점차 위안이 되었다. 현재 병원 복도에는 50×39 사이즈 5~6점과 진료실 벽면 내부에 5~6점을 전시할 수 있고 조각작품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있다. 처음 인테리어 설계 때부터 작품을 전시할 것을 생각치 못하다가 병원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중에 결정된 상태라 부족한 공간이긴하지만 작품전시에 필요한 조명만큼은 각별히 신경을 썼다. 개원과 함께 시작한 첫 번째 작품전시는 강원도 원주의 이암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고 현재 병원입구에는 전위작가로 알려진 조희철씨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현재까지 섭외된 작가들은 4명으로 다음달까지 대관준비가 계획돼 있다. 같은 층에 있는 내과를 찾은 환자들도 갤러리란 이름을 보고 찾아와 둘러보는 등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고 건물주도 그림을 좋아해 100여점의 작품을 대여해 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김인달 원장이 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수련의 과정을 마치면서였다고. 그 이전부터 관심은 있긴했지만 치과이외에 다른데 눈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찾다가 성격에도 잘 맞는 것 같아 그때 이후로 전문 서적도 보고 여러 전시회도 찾아다니면서 전문적인 식견을 넓혀 갔다. 직접 작품활동에 뛰어들 욕심은 없지만 나중에 별도로 전문서평집도 내겠다는 의욕도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 작품과 작가를 소개하고 전시회 일정도 소개할 작정이다. 이정태 원장은 “전시할 작품을 섭외하느라 작가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다”며 “미술하는 사람들의 생활이 넉넉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작품도 구입하고 작품도 판매해 다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병원에 설치한 앰프도 직접 조립할 정도로 손재주를 타고났다는 김인달 원장, 그림을 그리지는 못한다지만 작가를 직접 섭외하러 여기저기 뛰어 다니면서 나름대로 전문식견을 쌓은 이정태 원장.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맞게 소박하게 웃으면서 작품을 설명해 주는 이들의 모습에서 미술에 대한 깊은 애정과 정열을 찾을 수 있었다. 연세치대 입학 동기이자 졸업동기로 다시 만나 공동개원한 이들은 우정을 굳건하게 지켜나가면서 나중에 병원을 더 키우게 되면 별도의 전시회 공간도 확보하고 작가들을 초청해 모임도 만들고 토론회도 가질 생각이다. 또한 학창시절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이들은 미술활동 이외에도 장호원에 있는 軍교도소에 나가 주말봉사할 계획도 조만간 실천에 옮길 예정이다. <이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