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예약 취소도 잇달아
몇몇 병원 대형스크린 준비도
“오늘 오후 3시 30분에 있을 월드컵 축구 `한-미전’ 때문에 예약시간을 조정했으면 하는데요.”
치과도 지난 10일 있은 한-미전 월드컵 축구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지난 4일 폴란드와의 경기는 저녁 8시 30분부터 진행돼 별 영향이 없었지만 10일에 있은 한-미전은 진료시간에 경기가 열려 4일과는 확연히 달랐다.
10일 한-미전이 있은 대구에서는 하루동안 내원한 환자가 평소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등 월드컵의 영향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 위치한 경북치대병원 한 관계자는 “한-미전이 있는 10일 오전부터 전화통에 불이 날 정도였다”면서 “대다수가 그날 진료예약 환자들이었으며 진료시간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들이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부득이 그날 진료를 꼭 해야할 경우에는 한-미전이 열리는 시간대를 피해 오전에 환자들이 몰리는 현상도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경북치대병원측은 내원한 환자들을 위해 1층 로비와 10층 대강당에 대형 TV 및 스크린을 준비, 혹시라도 있을 환자들의 불만에 대비하기도 했다.
대구 A치과병원의 경우도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였다.
치과병원 직원은 “한마디로 썰렁한 하루였다”고 표현하면서도 “대신 직원 전체가 모여 함께 TV를 보며 한국팀을 응원, 서로 단결되는 모습이 좋았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 B치과의원의 경우는 이런 현상을 미리 예측, 한-미전이 있는 10일 오후 3시 30분부터는 환자예약을 아예 받지 않는 등 진료시간을 조정하는 발빠른 특단(?)을 내리기도 했다.
대구 인근 지역의 치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부산과 대전, 울산 등지의 치과에서도 10일 하루동안 환자는 손으로 헤아릴 정도가 대부분이었다는 후문.
서울의 모 치과원장은 “서울도 월드컵 영향에서 예외일 수는 없지만 경기가 열린 대구지역 만큼은 아닌 것 같다”고 나름대로 평가했다.
한편 이날 한-미전은 국민의 바람과 달리 1대1로 비겨 아쉬움을 남겼다.
<신경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