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공부 등 모든면서 철저
학구열 높고 세련된 ‘미시족’ 많아
“요즘 30·40대 여자 후배들을 보면 우리 때와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자기관리도 더 철저하고….”
치과계 생활만 벌써 40여년 째라는 방배동 K 원장.
K 원장은 자신이 개원할 당시만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여자치과의사 하면 떠올리는 첫 번째 이미지가 화장기 없는 맨 얼굴에, 두터운 뿔테 안경, 세련되지 못한 옷차림에 라면하나 못 끓여 낼만큼 요리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정도였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마치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삶의 전부인 양 진료에만 매진하기 위해 그밖에 모든 사회적 흐름에 대해서는 마냥 무관심하게 담을 쌓은 채 남자와 여자로 구성된 사회 속에서 ‘여자의사’란 제3의 구성원으로 살아야 했던 여자치의.
어찌 보면 이들에게 있어 결혼은 또 하나의 모험이었는지 모른다.
결혼을 축하해 달라고 찾아온 여후배에게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는 격언을 농담 아닌 농담조로 제일 먼저 해 줬다는 K 원장.
이제 여자치의라는 직함 뒤에 한 남자의 아내로, 아이들의 어머니로, 부모의 자식으로서 더 많은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할 후배의 고충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치과의사라는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 남들보다 언제나 한 두발 앞서 잰걸음을 걸어야 한다.
이렇듯 개인 시간조차 내기 힘든 실정에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기가 쉽지 않으리란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 보인다.
그러나 앞서 K 원장이 얘기했듯이 요즘 여자치과의사들이 달라지고 있다.
요즘 세미나 모임에서는 연자의 말 한마디도 그냥 흘리지 않겠다는 자세로 최신지견 습득에 푹 빠져있는 여자치의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감지 할 수 있다. 또 이들 중에는 기혼이지만 미혼처럼 보이는 일명 ‘미시족’들도 많이 보인다.
인기세미나 연자들은 “수적으로는 아직까지 남자치의에 비해 밀리지만 과거에 비해 세미나에 참여하는 여자치의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중에는 일류 메이커 옷을 차려입은 ‘명품족’들도 심심치 안게 눈에 띈다.
또 꼭 명품이 아니더라도 세련된 옷차림에 꼼꼼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이는 메이크업까지 자기관리면 자기관리, 공부면 공부 모든 면에서 철저해 보인다.
강남구에 개원 중인 H 원장은 점심시간이면 치과근처의 헬스클럽을 찾는다.
점심시간을 쪼개서 헬스장을 다닌 지 이제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는 H 원장은 “30분 정도 러닝머신 위에서 신나게 땀흘리고 나서 점심은 간단하게 해결한다”고 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했던 H원장은 신혼 때까지만 해도 치과진료를 마치고 나면 골프장이며 테니스장을 즐겨 찾았다. 그러나 아이들이 크면서부터는 치과 문을 닫고 집으로 달려가야 하는 일과가 시작됐다.
아침 일찍 운동을 해 볼까도 했지만 치과 일에 살림까지 고단한 일과에 아침잠을 줄이는 일은 무리였다.
몸이 자꾸 무거워지고 무기력감이 찾아왔고 자꾸만 우울해 졌다. 그러다 시작한 것이 하루 30분 점심시간을 이용해 헬스장을 찾는 일. 여전히 치과 문을 닫으면 아이들 생각에 집으로 먼저 달려가야 하는 일상이지만 30분 자기투자를 통해 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활력을 얻는다고 했다.
구의동에 개원 중인 S 원장은 점심시간이면 차를 타고 15분 정도가 소요되는 집으로 향한다. 저녁에 듣고싶은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점심시간을 이용 미리 가족들의 저녁식사 준비를 해두기 위해서다.
때문에 S 원장은 점심시간을 남들보다 조금 넉넉하게 잡는다.
S 원장은 “동료의사들보다 진료는 한 두시간 덜 하게 될지는 몰라도 가족들에게 정성 담긴 밥을 직접 해서 먹일 수도 있고 저녁에 듣고 싶은 세미나에도 맘놓고 참석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다”며 뿌듯해 했다.
S 원장은 또 치과관련 단체의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치과계의 전반적인 회무에도 깊게 관여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임원으로서 잦은 저녁회의에 빼놓지 않고 참석할 수 있는 비결도 바로 여기에 있다.
종로구에서 페이닥터로 일하고 있는 J 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인터넷 사이트 ‘뷰티’란을 들여다보면서 유행 따라잡기 공부를 한다.
인터넷을 통해 요즘 유행하는 복장, 메이크업 경향, 헤어스타일을 검색,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다는 J 씨는 “자신의 외향을 가꾸는 것은 살림을 잘하거나,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나친 유행 따라잡기나 사치는 지양해야 하겠지만 매력적인 외향관리는 개인의 삶에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는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J 씨는 40대 초반이란 나이답지 않은 몸매에 세련된 옷차림 덕분(?)에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