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鄭在奎(정재규) 협회장과 張永俊(장영준) 기획이사 등 치협대표단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이들 대표단은 5일 동안 북측과 구강보건과 관련된 지원 및 협력사항을 논의했으며 어렵사리 개별 단체로는 처음으로 의향서를 교환했다.
물론 그 내용이야 겉으로 보면 별 것 아니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의향서가 남북 통일의 자그마한 기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거대한 댐의 붕괴도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자그마한 균열에서 시작하듯이 남북간에 가로놓인 50여년 역사의 높디 높은 철벽도 이러한 자그마한 교류를 통해 붕괴될 수 있다고 본다.
대표단은 체류기간 중 북한의 평양의대병원과 고려종합병원 내의 구강과를 둘러 보았다고 한다. 평양의대종합병원 신관내 구강과에는 신흥에서 보내준 유니트 체어가 2대밖에 없었으며 그나마 핸드피스도, 바도 없었다고 한심해 했다. 구관에 있는 구강과에는 한국의 60~70년대 초의 치과시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시설이었다고 한다. 북한의 대표적인 의료기관인 평양의대병원의 시설이 그 모양이다. 이 정도 수준이다 보니 북한의 구강보건 실태는 그야말로 매우 심각하다 못해 절박한 상황이 아닌가 한다. 북측의 경제 사정상 북측 정부가 구강보건에까지 눈 돌릴 여력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북한에 어떻게 접근하는가 하는 점이다. 남북간의 교류는 저개발국에 의료 지원을 하듯이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이데올로기가 아직도 건재한 남북간의 교류는 저마다 다른 차원의 통일을 꿈꾸는 기틀 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때때로 많은 국민들이 성원하고 있는 남측의 햇빛정책을 북측이 아직도 교묘히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은 들지만 지난 50년간 단절되었다가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서로 왕래할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천만 다행이 아닌가 한다.
이제는 방법의 문제가 남아 있다. 남북간의 물꼬를 트겠다고 개개인별로, 기업 또는 종교단체 및 사회단체대로 저마다 각기 북한에 접근을 해 왔지만 실상 도움을 준만큼 성과가 있어 보이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이번에 방북하고 돌아온 치협 대표단이 이제부터는 치협을 단일 창구로 한 대북 지원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상대가 북한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제시한 대안이다. 북한 정부의 구조상 중앙에 모든 권한이 집중해 있기에 이쪽에서도 창구를 단일화하면 우선적으로 지원한 내역에 대한 사후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그리고 회원들이 치러야 할 몫도 있다. 대북사업은 앞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안겨줄 통일이라는 대업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 당장 현실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희망이 있는 민족은 번영한다는 진리를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치협의 대북사업에 회원들은 진정으로 동참해야 한다. 한 사람의 회원의 희망이 담긴 자그마한 정성이 남북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철벽을 허무는 단초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야 할 것이다. 통일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