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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치과계의 바람
약속이 지켜지는 사회

관리자 기자  2002.07.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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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약속이 지켜지는 사회에 살고 싶다.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약속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는 일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특히 정치권의 약속은 약속이라고 믿는 이가 바보취급을 받을 정도로 의례 안지키는 것이 약속처럼 되어 온지 오래다. 수많은 국회의원 후보들과 대권주자들의 지켜지지 않은 空約(공약)들, 그리고 지방자치제도가 들어선 이래 남발하던 약속들을 空約(공약)으로 말바꿈하는 일이 다반사되어 이제는 의례껏 그러거니 한다. 이번에 월드컵을 치르면서 우리나라 사회는 큰 변혁을 치르고 있다. 그 가운데 히딩크라는 외국 감독이 우리 사회에 뿌려놓은 영향력은 가히 성스러울 정도다. 그는 단지 우리에게 약속을 지킨 것 뿐인데 말이다. 그의 약속은 한국대표팀을 강하게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그 약속은 월드컵 역사상 첫 1승과 16강 진출로 이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나서 그가 한 일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이었다. 능력에 따라 선수를 선발하고 과학적으로 각 선수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기본 체력을 강화한 것이다. 그것 뿐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우리에게 왜 이렇게 신선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그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기본을 무시해 왔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거짓말을 잘하는 것이 정치를 잘 하는 것으로 통념화되어 왔으며 기업은 기업대로 거짓장부로 자신들의 배만 불려왔던 것이다. 이 사회에서 정직하고 건실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곧 남에게 뒤쳐지는 인생을 뜻했다. 이러한 사회에 히딩크는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그의 축구경영에서 보여준 것이다. 지난번 鄭在奎(정재규) 협회장 등 치협 관계자가 다른 의료단체장들과 함께 모 대권 후보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 대권 후보는 치협이 주장하는 국립치대병원 독립화 문제나 치대정원 감축 문제, 보조인력 확충 문제 등을 경청하고 대부분 집권하면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그가 당선되건 아니건 간에 이러한 약속들이 굳이 문서가 오가는 일은 없었더라도 지켜지기를 바랄뿐이다. 정치가 존경받는 사회는 국민과의 말 한마디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할 때 비로서 다가온다. 과거에도 대권 후보들의 약속은 있어왔다. 그러나 그들의 약속 가운데는 당선 후 지켜지지 않은 것들이 허다했다. 대권주자들의 얘기만이 아니다. 어디서나 그러한 예는 많다. 물론 지킬 수 없는 것들도 있을 수 있다. 너무 특정 단체의 이권이 깊게 개입돼 있다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치과계의 요구는 대부분 국민의 이익과도 결부되는 내용이다. 지켜지지 않을 이유는 별로 없을 듯하다. 그러기에 더욱이 지켜지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거듭 그 후보이던, 다른 당의 후보이던간에 선거 뒤에 나오는 결과가 `空(공)"이 아니길 바란다. 적어도 약속이 지켜지는 기본이 이 사회에 충만할 때 우리 경제와 정치와 사회 전반은 보다 강하고 아름답게 비쳐질 것이다. 치과계의 바람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