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92가지 동작 정신수양엔 최고무예죠”
후학 양성해 널리 알리고파
‘뫄한뭐루’. 일반인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이 단어는 ‘나를 떠나 누리로 돌아가는 겨레의 살길’이라는 뜻을 가진 충무 통영 고성지역의 순수한 한글말씨로서 총 동작 8192가지 동작을 가진 한국의 정통무예를 칭하는 말이다. ‘뫄’는 몸과 마음의 해탈을 ‘한’은 하늘과 생명과 도가 하나라는 우리의 한 사상, ‘뭐루’는 ‘마루얼’ 곧 종가정신, 겨레의 전통과 주체의식을 뜻한다.
지난 5일 금주의 special my life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분당 예치과를 찾았다.
말끔한 진료가운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나타난 문대웅 분당 예치과 원장(연세치대 88학번).
진료가 아직 다 끝나지 않아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다시 진료실로 들어간 문 원장을 뒤로하고 ‘뫄한뭐루’라는 생소한 무예에 대해 프린트 해온 내용을 읽고 있었다.
‘뫄한뭐루’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질의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 약간의 조바심이 났던 것이 사실이다.
진료를 마치고 돌아온 문 원장은 “지난 대전 엑스포 때 뫄한뭐루 군무단이 한산대첩 수륙 대제전을 공연하면서부터 조금씩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것이 사실”이라며 인터넷 사이트를 열어 여러 자료들을 동원, 뫄한뭐루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그 중에는 최근 인천 i TV에서 방영됐다는 뫄한뭐루 관련 다큐멘터리 동영상도 포함이 돼있었는데 그 동영상 안에서 검게 그을린 채 사력을 다해 러시아인과 대련을 펼치고 있는 문 원장의 모습은 다소 생경한 느낌마저 들었다.
저 사람이 방금 전까지 환자들을 진료하다 온, 진료 가운을 입고 앞에 앉아있는 이 치과의사가 정말 맞나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이 동영상은 작년 충주무술축제에 참가했을 때 러시아 KGB의 전투암살무술에서 유래 됐다는 코로스 유단자와 직접 대련을 펼칠 때의 모습입니다”라고 설명하며 문 원장은 당시의 상황을 다시 한번 떠올리는 듯 동영상을 유심히 드려다본다.
대학입시를 마친 갓 20대 수줍은 청년시절, 우연한 기회로 뫄한뭐루와 첫 인연을 맺었던 문 원장.
그후 그 매력에 푹 빠져들었고 뫄한뭐루를 벗삼아 14년여 동안을 살아오는 동안 그는 어느새 뫄한뭐루 4단의 고수가 됐다.
문 원장은 “요즘 무예들 중에는 변해 가는 시대조류에 일정부분 타협을 해 나가면서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사람들의 입맛에 맛게 쉽게 변해버리곤 하는것이 많은데 뫄한뭐루는 시대 조류에도 흔들림 없이 순수한 수련체계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변하지 않은 것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문 원장은 또 “보통의 사람들은 무예를 단순히 자기 방어차원의 호신술이나 건강증진 차원에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에게 있어 뫄한뭐루 수련은 삶의 가치와 진리를 발견하고 정신수양을 해 나가는 하나의 지표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것이 문 원장이 14년 가까이 뫄한뭐루를 놓아버리지 않고 있는 이유인 듯 싶었다.
문 원장의 현재 꿈은 후학을 양성해 내는 것이다.
하지만 치과진료 역시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기에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문 원장은 설명한다.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