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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인계 인수
이충국(본지 집필위원)

관리자 기자  2002.08.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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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학에서 맡았던 보직의 임기를 마치면서 후임자와 인계 인수를 하였다. 이번에도 나의 지난날, 그 직책이 컷든 작았든, 인계 인수 하면서 경험했던 그 아쉬움은 여전하였다. 임기동안 성에 차게 성과를 못 올린 것도 그 이유중 하나이지만, 그보다 더한 아쉬움은 정작 중요하게 인수하여야 할 부분은 제대로 못하고 극히 외형적인 것만 형식적으로 인수한 경우가 대부분 이었기 때문이고, 또 인계하여야 할 중요한 것이 여전히 형식에서도 내용에서도 성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수 인계라는 것은 한 조직이 일관성 있게 발전해 나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인수인계는 한 조직이 지향하는 목표(Vision)를 인계자와 인수자가 서로 의식을 같이 할 수 있는 기회이다. 또한 인계자가 자신의 임기동안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어떠한 방법으로(Mission) 어느 수준까지 그 임무를 수행하였는지를 공개적으로 인수자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 그래서 인수자는 새로운 환경에서, 그 본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전임자의 방법이 계속 효과적인지를 가늠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볼 근거를 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수준의 인수 인계가 사회 곳곳에서 이루어 질 때 그 사회는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스라엘 민족 역사에 등장하는 모세라는 인물과 그 후계자인 여호수아라는 인물은 가히 모범적인 인계인수를 실행하였다고 생각 할 수 있다.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의 Vision인, 자손의 번성과, 그를 위한 땅, 그리고 야훼 하나님으로부터의 축복을, 하나님의 음성을 통하여 확인하였다. 그리고 그 Vision을 이루기 위하여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출애굽 하였다. 40년 간의 광야에서의 훈련 뒤에 여호수아는 모세의, 아니 이스라엘민족의 그 Vision을 이루기 위하여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정착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다. 이것은 모세와 여호수아, 인계자와 인수자가 하나의 목표 (vision)를 공유하고 시대와 환경에 알맞게 그들의 임무(Mission)를 성실하게 그리고 목표에 걸맞은 일관성 있는 방법으로 수행하였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최근 들어 우리 치과계는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세계치과연맹, 아시아태평양 치과연맹 등의 회장직을 수행하여야 할 시기이다. 국내적으로는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여러 부문에서 대한민국 의료계의 지도자 역할을 해야할 시기이다. 전문적인 치의학 발전을 위하여 치의학회가 금년에 발족된 시점이다. 대학은 사회에 바람직한 치과의사를, 그리고 우수한 치의학자를 육성하기 위하여 전문대학원제로 전환되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대학에서 양성된 이들을 합리적으로 사회에 공급하기 위하여 국가시험 연구소가 새롭게 탄생된 시점이다. 효과적인 국민 구강 질환의 예방과 진료를 위하여 대한 치과병원 협회가 구성된 지 얼마 안된 시점이다. 우리 모두 급하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우리의 Vision을 다시 한번 전임자들과 함께 확인하고, 그분들의 Mission내용을 확실하게 인계 받아, 우리의 새로운 mission을 성실하게 수행할 각오를 다질 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