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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한결같이… “매주 일요일 사랑 실천하죠”

관리자 기자  2004.08.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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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림 영보자애원 치과봉사단 ‘화제’
20여년을 한결같이 매주 일요일 아침을 치과진료봉사로 여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86년 김수남 원광치대 교수, 이건주 샘 치과원장 등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재직시절 인연이 된 몇몇 사람들이 모여 진료 봉사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구성된 영보자애원 치과봉사팀이 바로 이들.
20년 가까이 봉사를 이어오는 사이 식구가 늘어 이제는 치과의사 11명, 치과위생사 11명, 치과기공소장 1명 등 총 23명으로 구성된 대가족이 됐다.
이들 봉사팀은 매주 일요일 오전 경기도 용인소재 시립 영보자애원을 찾아 기본적인 충치 치료서부터 보철진료까지 전천후 치과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보자애원은 생활능력이 없는 10대부터 80대까지 무연고 부녀자들을 수용하는 장기보호시설로 현재 1200여명이 수용돼 있으며, 천주교 성모영보수녀회가 시설 운영을 맡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정신 및 신체장애를 겪고 있어 치과치료가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나 다행히 시설에는 유니트체어 3대를 비롯, 각종 치과설비를 갖춘 치과진료실이 서울시 및 신흥의 후원 등으로 마련돼 있어 그나마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 곳에서 20여년 가까이 진료봉사하기가 쉽지 않은데 오랫동안 한결같이 봉사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건주 원장은 “영보자애원 수녀님들이 워낙 집요하셔서 한 주라도 봉사를 거르면 전화가 오고 난리가 나거든요. 한마디로 코가 꼈죠”라며 웃는다.


“누구의 강요나 강제가 아닌 자연스런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것이 봉사일진데 무슨 특별한 비결이나 이유 따위가 있겠느냐"는 이 원장의 의미 있는 농담으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특히 “근래 개원의들 사이에서 윤리의식이 희박해져 문제가 되곤 하는데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스스로 마음을 정화하는 능력이 생기는 것 같아 윤리의식을 바로잡은 데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봉사과정에서 느끼고 얻어 가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보자애원 치과봉사팀인 경우 연령층이 70세가 넘은 대선배부터 40대 초반의 개원의 들까지 고루 포진돼 있어 함께 진료봉사 하는 동안 “선·후배 상호간 존중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이 원장은 소개했다.
이 원장은 “봉사를 통해 진료실 공간 안에서는 배울 수 없는 더 소중한 삶의 지혜를 배우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