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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세계장애인치과학회를 다녀와서 (하) 서혜원 마포구보건소 치과의사

관리자 기자  2004.09.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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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수많은 강연 인상 깊어


- 2년후 스웨덴학회 보다 많은 사람 참여 기대 -


<제1299호에 이어 계속>


Foothills medical center 견학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학회장으로 돌아와 학회 개막식(opening ceremony)에 참석했다. 개막식에서는 각 나라 대표를 단상으로 불러 회장이 직접 캘거리 특산물 카우보이 모자를 씌워주고 각자 자기 나라 국기 앞에 서도록 하는 행사를 가졌다. 세계 각국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여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우리도 이전 Foothills dental clinic에서 만났던 의료진들을 다시 만나 캐나다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의료체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25일부터 본격적인 학회가 시작됐다. 학회의 시작을 여는 강연에서는 Paul Grassman special care dentistry 회장, Eugene Sekiguchi 미국치과의사협회장, Alfred Dean 캐나다 치과의사협회장, Dr. John O"Keefe FDI 관계자가 연자로 나서 현재 장애인치과학의 동향 및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강의를 펼쳤다. 특히 Dr. John O"Keefe 의 강연 첫 화면에 윤흥렬 FDI 회장님의 모습이 등장해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3일에 걸쳐 치과의사 뿐 아니라 치과위생사 및 치과 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과 심포지엄, 포스터 발표, paper presentation 등이 이뤄졌다. 특히 진정요법을 위한 마취학, 약리학에 대한 강좌와 음악 치료, 이동치과시스템, 환자와 진료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에 관한 강연이 매우 흥미로웠다.
Paper는 약 200여개가 발표됐는데, 포스터나 paper presentation에서의 일본, 대만 치과의사들의 활약이 매우 두드러졌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립재활원 심선주 선생님께서 우리나라 특수학교 아동의 구강보건상태에 관한 presentation을 훌륭히 해주셨다.
수많은 강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실제 뇌성마비 환자인 Norman D. Kunc가 연자로 나선 ‘You don"t want to be cured?! : The right to be disabled’라는 주제의 강의였다. 그는 장애란 다양성의 일종이지 결코 부족하거나 뒤쳐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결코 장애인을 불쌍한 사람, 도와주어야 할 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26일 오후에는 세계 장애인치과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Dr. Clive Friedman 과 우리나라 대표단과의 면담이 있었다. Dr. Friedman은 장애인 치과학의 나아갈 길에 대해 진료인의 자세(attitude)와 교육(education), 그리고 예방(prevention)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11월로 예정된 (가칭) 대한장애인치과학회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 연자로서 우리나라를 방문해 주기로 했다.
학회 중간 중간에 시간을 내어 캘거리 대학 내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을 견학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수확이었다. Disability resource center는 캘거리 대학에 다니고 있는 장애인 학생들의 학습 지원을 위해 설치된 기관이다. 이곳에는 학습 장애, 시각·청각 장애, 정신 장애 등 여러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학습에 대한 상담 및 지원, 훈련을 받을 수 있다.


Kinesiology complex는 캘거리 대학이 운영하고 있는 체육시설인데, 지역 내 장애인들을 위한 14주 과정의 체육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전문 교육을 받은 트레이너와 함께 1:1로 재활훈련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난생 처음 참가하는 해외 학회이면서, 동시에 아직은 우리나라의 참여가 거의 없었던 학회였던 관계로 준비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치과계 그 중에서도 장애인 치과학에 애정을 갖고 있는 세계 각국의 수많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쁘고 흥분되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2년 후 스웨덴에서 열릴 18차 세계 학회에는 우리나라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