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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묵 월요칼럼] 치료실에 흐르는 음악

관리자 기자  2004.09.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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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면 아기는 노래를 들으며 조용해지고 그러다가 새근새근 잠이 든다. 음악이 아기를 잠재우는 실제적인 영향은 무엇일까? 이러한 현상을 학자들은 의사소통이나 접촉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음악을 듣고 있는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말을 걸거나, 자기의 감정을 잘 이해해준다고 느낀다. 즉 자신이 고독하다고 느낄 때나 어떤 감정을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때나 슬픔이나 기쁨이 너무 클 때 음악은 대단한 위력으로 우리에게 와 닿는다. 당연히 병들거나 상처를 입었을 경우에도 음악은 커다란 위안을 준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오늘날 일반의학이 지나치게 객관적인 자연현상을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탐색하는 방법론에만 치우친 탓으로 오히려 그 효용성에 대해 회의를 느끼면서 질병에 대한 생각에도 많은 변화를 일으키면서 기존의학과는 전혀 맥을 달리하는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게 되었다.


침술, 통증요법, 심신상관론에 바탕을 둔 치료법 또는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심령치료에 이르기까지 여러 유형의 치료법이 소개되고 또 붐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최근에 음악치료가 등장하여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또한 정신요법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프로이드의 고전적 정신분석이나 행동과학요법, 호흡요법, 신체요법 등 새로운 치료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현대사회의 복잡한 상황에서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음악치료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음악치료는 기원전 1000년경 이스라엘의 왕 사울이 음악치료로 심한 우울증을 고쳤고 17, 18세기 유럽, 동양에서 질병치료에 음악이 동원되었다는 문헌과 지침서들이 남아있다.
요즈음 생물학과 생리학적 관점에서 음악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음악은 언어보다 더 확실하게 뇌를 자극한다고 뇌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현대의 의학과 그 치료법이 내세우고 있는 방법론의 결함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음악치료와 같은 포괄적인 삶의 질을 다루는 의료로 향하는 방법으로 선회해야 할 필요성이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질병이란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겪게 되는 ‘부분적인 위험’이라기 보다는 ‘포괄적인 위험’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성적인 질병형태가 증가하고 정신병, 심인성 질환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건강과 질병은 삶의 조건 즉 생활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음을 입증해 준다. 의학이 내세우고 있는 ‘합리성’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며 다양한 형태의 치료법과 연구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 중에서 음악치료의 형태도 이에 부응하는 방법중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질병이란 만족스럽고 행복하지 못한 생활환경과 행동방식들에 대한 우리 신체가 일으키는 경고파업이나 총파업 같은 것이다. 암, 심장질환, 우울증, 불면증 같은 현대질환의 형태를 보면 모두가 인간의 내면의 부조화에서 생기는 질병이다. 때문에 이런 종류의 질병은 지금껏 살아온 방식과 전혀 다른 생활방식이나 삶의 자세로 바꾸어 주는 것이 질병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 즉 인간 스스로 건강과 질병상태를 생활 안에서 조절해가는 방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에 음악은 그런 점에서 탁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들이 집중해서 음악을 듣거나 간접적으로 음악을 체험할 때 음악에 대한 지각능력과 체험능력이 생기면서 이때 좋은 감정이 일어날 수 있고 이 좋은 감정은 곧 정신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긴장과 두려움을 없애준다. 즉 음악은 이성과 감정 그리고 심리적인 행동을 서로 조화롭게 통합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음악치료가 최근에 일반 의료치료에 많이 응용되고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특히 우리 치과치료에서의 음악적 치료효과는 탁월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치과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공포심이나 두려움은 본질적으로 내재한 무의식적 갈등에 의해서 생겨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의 해소를 위한 도구로서 음악을 활용하는 것은 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