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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비 필요 돈 좀 달라” “교도소서 출소했다” 개원의 상대 사기범 득실

관리자 기자  2004.09.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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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피해사례 급증… 주의 필요


최근 일부 지방 개원가들을 중심으로 사기범들에 의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부산지역에서 개원하고 있는 Y원장의 병원에는 최근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찾아와 임프란트 상담 후, “원래 집이 제주도인데 여비가 필요하다. 돈을 좀 달라”며 현금을 요구했다.
이 남자는 Y원장이 현재 다니는 교회와 목사의 이름 등을 거론하며, 같은 교회 신자라는 점을 강조, 결국 약간의 현금을 받아 챙겼다.


Y원장은 “막연하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진료실에서 이를 요구, 어쩔 수 없이 돈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남자는 또 같은 부산지역에서 개원하고 있는 L모, C모 원장 등에게도 같은 수법을 사용, 현금을 받아가거나 미수에 그친 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자치과의사인 L원장의 경우는 이 남자가 “교도소에서 얼마전에 출소했다. 올바른 삶을 살아보겠다. 도와달라”는 등 시종 위압적인 자세로 협박해 울며 겨자 먹기로 현금을 내놨다.
이후 Y원장과 L원장은 같은 모임에서 서로가 동일 인물에 의해 피해를 본 것을 확인했으며, 특히 같은 내용의 피해를 본 사람들이 또 있다는 사실도 추가로 인지했다.
검은 피부, 180Cm 정도 키에 90kg의 거구인 이 남자는 치아 10여개가 소실돼 있는 것이 특징이며, 집이 제주도라는 점, 얼마 전 교도소에서 출소했다는 점을 다른 피해 치과의사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놀라운 점은 Y원장에게는 교회와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L원장에게는 예전 진료처의 이름을 대는 등 해당 치과의사에 대한 신상정보를 상세히 알고 있었다는 것이 특징.
Y원장은 “치과의원을 잘 아는 자의 소행 같다”며 “아마도 진료대기실 등에게 일부 정보를 빼가는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고 밝히고 추후 동료 치과의사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최근 같은 지역의 한 개원가에는 거래 회계세무서 직원이라고 사칭한 인물이 세무조사 관련 업무를 해주겠다며 돈을 요구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는 등 치과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피해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일부 개원의들은 “지방으로 갈수록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고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다가 치과가 사기범죄의 주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 섞인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