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참관기]제7차 유럽구강내과학회를 다녀와서/“유럽 유명학자 접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박 문 수 (강릉치대 조교수)

관리자 기자  2004.10.18 00:00:00

기사프린트

학회 첫날, 학회 일정이 오후부터 시작이어서 호텔서 제공하는 뷔페식 아침식사 후에 인근에 있는 홈볼트대학을 찾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찾은 홈볼트대학은 아담한 교정크기와는 철학자 헤겔과 쇼펜하우어,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공산주의 사상가인 마르크스와 엥겔스 등을 배출한 유명한 대학이었다. 본관 이층에 걸려있는 이들의 사진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묘한 감흥을 느낄 수가 있었다.


오후에는 드디어 학회가 열리는 Charite 의과대학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등록을 하고 일단 2층에 발표를 위해 가져간 포스터를 붙였다. 이어 유럽구강내과학회장인 Scully 교수와 대회장인 Reichart 교수의 인사말로 학회가 시작되었다. Reichart 교수에 의하면 이번 학회에는 30여 개국에서 200여 명의 인원이 참석하였고,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필자와 서울치대 고홍섭 교수님)에서 참석하였다고 하였다. 발표자와 참석자들을 볼 때 유럽학회는 영국과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 듯 했고, 프랑스인은 한명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학회는 총 3일에 걸쳐 7개의 section으로 구성되어 6회의 plenary lecture와 40회의 oral presentation 및 114건의 poster presentation으로 진행되었다. Oral presentation에는 4명의 일본 학자들의 발표가 포함되어 있어서 처음으로 유럽학회에 참석하는 우리로서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학회분위기는 국내의 구강내과학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큰 규모의 학회와는 달리 조촐한 분위기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열띤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으며, 발표시간도 잘 지켜지는 등 진행도 매끄러웠다. 발표논문은 분자생물학 실험기법을 이용한 구강점막질환과 구강내 감염에 대한 기초논문이 많았지만, 새로운 약제의 적용과 같은 임상시험 결과도 상당수 발표되었다. 잘 짜여진 프로토콜과 많은 데이터 등으로 볼 때 연구에 들인 시간과 노력을 높이 평가할 만한 발표가 상당수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에서 열리는 제8차 학회에는 우리도 좋은 연구결과를 갖고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겠다는 자극을 많이 받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회 첫날의 일정을 마치고 비가 부슬부슬 오는 가운데 우리는 택시를 잡으려고 도로변에 서 있었다. 택시 잡기가 쉽지 않아 한 독일 신사와 합승(?)을 하게 되었는데, 택시 안에서 그 독일인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신이 독일치과의사협회의 회장으로 그날 축사를 하기로 하였으나 늦게 도착하여 강연만 듣고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보다 먼저 택시에서 내리면서 우리의 택시비를 계산해주었다. 미국인과는 달리 유럽인에게서는 우리의 정서와 통하는 면을 발견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추석 연휴랑 겹치는 바람에 학회 마지막 날 일정에는 일부 참석할 수가 없었지만, 미국과 함께 세계 구강내과학을 선도하고 있는 유럽의 연구경향과 저명한 학자들을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2006년에 개최되는 제8차 학회는 보다 많은 한국 학자들이 좋은 연구성과를 가지고 발표와 토론에 참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