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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숨쉬는 자 하나도 없다
강강술래 소극장

관리자 기자  2001.05.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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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이던 한 쌍의 男女가 저수지 근처 민박집(혹은 여관방)에 묵게 된다. 그들은 더 이상 도망갈 곳도 없고 그렇다고 다시 어두운(?) 도심의 현실 속에 들어가기도 싫다. 2박 3일 동안 그들은 여관방에서 지나온 과거를 회상하며 달콤한 추억을 음미해 보기도 하지만 결국 그들은 죽음을 선택하기로 결심한다. 한편, 여관에는 낚시꾼을 상대로 몸을 파는 어린 창녀와 그녀의 건달 오빠가 살고 있다. 동생은 돈을 모아 이곳을 떠나려하지만 실제로 불가능하다. 오빠는 아무 생각이 없이 매일 기타만 치고 있다. 이들 역시 어쩌지 못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들처럼, 느끼지는 못하지만 겨우 숨만 쉬는... 시간이 흐르고 불륜의 남녀는 각자의 방식대로 죽음을 찾아간다. 남자는 저수지에 몸을 던지고, 여자는 여관의 건달과 함께 정사를 하면서 약을 먹고 그 뒤를 따르고... 이 작품은 한 쌍의 남녀의 애정행각을 통해 오늘 이 시대의 물질만능 속에 우리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황폐한가를 되돌아보게 하며 정신적 공황이 자신은 물론 주변사람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상처가 되는가를 관객과 함께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강은정 기자 > 작·연출 : 박근형 일 정 : 5월 11일~ 6월 17일 장 소 : 강강술래 소극장 문 의 : 02)762-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