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치아를 실수로 뽑아도 자녀가 공부만 잘한다면 그 고통은 감내할 수 있다? 최근 모 학습지 전문 회사가 제작한 홍보용 CF 내용이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치과계 일각에서 일고 있다.
국내 유명 학습지 회사는 최근 치과진료를 소재로 자사 홍보용 CF를 제작했다. 광고에는 치과의사가 진료 중 엉뚱한 치아를 발치하지만 환자는 자녀들이 공부를 잘해서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는 표정으로 ‘괜찮아요’라고 말한다. 학습지 홍보를 엉뚱하게 치과진료를 통해 극대화하려는 의도.
이어 나레이션을 통해 ‘당신은 상위권 엄마의 기쁨을 아는가?’ 라는 멘트로 학습지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CF의 주요 내용은 치과의사가 진료 중 실수로 다른 치아를 뽑을 수 있다는 것으로, 치과 진료를 왜곡시켰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광주지부에서는 회원들의 항의성 전화를 수차례 받은 바 있다.
지난 3일 전국 지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지부장회의에서 김낙현 광주지부 회장은 “광고 중 X-ray 필름을 보면서 치아를 잘못 뽑을 수 있다는 왜곡된 내용이 국민들이 보는 TV 방송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비현실적인 상황은 치과 진료실에서는 매우 일어나기 힘든 일로 TV를 보는 시청자로 하여금 치과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인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치협 홍보위원회는 “치협 고문변호사에게 문의한 결과, 개인 치과의사를 겨냥한 것이 아닌 점과 코믹요소를 가미한 것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명예훼손에 해당할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받은 바 있다”며 “향후 치과를 소재로 CF 등 영상매체를 제작하는 경우 치협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제가 된 CF의 학습지 전문 회사 홍보 관계자는 “행여나 치과의사들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없었다”면서 “CF를 재미있고,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일선 치과의사들은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설명했다.
김용재 기자 yonggari45@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