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계의 미래 100년을 이끌 청사진이 제시됐다.
치협 창립 100주년 기념 행사가 11~1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가운데 첫날에는 치의학 교육 혁신, 치과의사 역량 제고, 정책 환경 개선, 산업 전략 강화 등 치과계 전 분야를 아우르는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제6강의실에서 열린 한국치의학교육평가원 세션에서는 그렉 채드윅(Greg Chadwick) FDI(세계치과의사연맹) 회장이 국제 치의학교육협회(International Dental Education Association) 설립을 통한 교육 국제화의 필요성을 최상단에 올렸다.
채드윅 회장은 “치의학 교육 분야에 있어 전 세계가 소통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시급하다”며 “그동안 지역 단위의 협력체는 있었지만, 전 지구적 차원에서 치의학 교육의 방향과 평가 체계를 논의할 전담 기구는 부재했다. 공유 가능한 커리큘럼, 평가 체계, 임상 교육 전략에 대한 국제 논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해당 세션에서는 ▲국제 협력(Guang Hong 일본 도호쿠치대 부학장) ▲산학 연계(Zhuoqun Yan UPCERA 회장) ▲AI 기반 교육 혁신(김홍기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 ▲글로벌 정보 인프라 구축(권재성 연세치대 조교수) 등 치의학 교육 전반을 아우르는 현안들이 논의됐다.
Guang Hong 부학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치과의료 수요가 급증하는 배경을 짚으며, SEAADE와 ADEAP 같은 지역 협의체가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기반시설 확충과 고령화로 인해 치과 진료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학제 간 융합과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Zhuoqun Yan 회장은 기술 발전과 임상 교육 간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산학 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산업계는 공급자이면서 동시에 학문 발전의 동반자라는 인식 전환이 돋보였다.
김홍기 교수는 AI 기반 교육 플랫폼인 ELP(진화형 학습 플랫폼)의 설계 원리를 소개하며, PBL을 확장한 P3BL(문제·프로젝트·프롬프트 기반 학습) 모델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LLM과 커리큘럼 지식그래프를 결합해 학생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비판적 사고와 자기 조절 능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며 “AI가 교수법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미래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권재성 교수는 한국치의학교육평가원이 운영하는 세계치과대학 디렉토리(WDDS)의 의의를 설명했다. 권 교수는 “WDDS는 학위 과정, 입학 기준, 교육과정 등 핵심 정보를 모은 오픈 액세스 플랫폼”이라며 “전 세계 치과대학 간 비교와 교류, 학술 협력, 자격 인증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날 이어서 진행된 치과의사국가시험연구소 세션은 ‘기본역량’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교육과 진료현장을 잇는 구조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최연희 이사장(한국치대치전원협회)은 기본역량 기반의 치과의사 양성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최 이사장은 “국가고시 실기시험과 대학 인증제도가 유기적으로 연동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양현 교수(경희대 치과대학)는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한 고령사회 진료 수요에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치과의사의 기본역량은 고정된 틀이 아닌, 변화하는 사회 요구에 맞춰 재구성돼야 한다”며 “요양시설 진료 역량은 그 대표 사례”라고 밝혔다.
이재일 교수(서울대 치의학대학원)는 FDI, WHO 등 주요 기관이 제시한 역량 기준을 비교하며 “디지털 치의학, 공공보건,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 전방위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병건 교수(전북치대)는 정밀의학과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 속에서 “치과의사는 고유한 임상 판단력과 인간 중심 통합 진료 능력을 갖춘 존재여야 한다”며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치과의사의 본질적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