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층에서 상실된 치아 수가 많을수록 낙상과 골절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연세대·경희대·단국대 등 국내 연구진이 ‘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Korean Frailty and Aging Cohort Study)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Oral Rehabilitation’에 지난 8일 게재됐다.
연구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전국 10개 센터에서 지역사회 거주 노인 14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치아 개수에 따라 ▲0~4개 ▲5~10개 ▲11~19개 ▲20~25개 ▲26개 이상 등 5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2년·4년 간격으로 추적 관찰하며 낙상·골절 발생, 근력, 균형감각, 영양 상태 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자연치아가 적은 그룹일수록 골절과 낙상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연치아가 5개 미만인 그룹은 치아가 26개 이상인 그룹에 비해 낙상 위험이 최대 1.6배, 골절 위험은 4.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연치아가 5개 미만인 그룹은 손아귀 힘, 보행 속도, 자세 균형 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고, 영양 실조 위험도 높았다.
이번 연구는 구강건강이 노인의 전신 건강과 직결됨을 대규모 장기 추적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다만 낙상·골절 경험을 환자의 자가 설문에 기반했고, 교합력·치주질환 상태는 평가하지 못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치아가 적으면 저작 기능 저하로 인해 단백질·칼슘 등 필수 영양소 섭취가 줄고, 이는 근육량 감소와 골밀도 저하로 이어져 낙상과 골절 위험을 높인다. 치아 교합에서 오는 구강·신체 감각 입력이 줄어 균형 유지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노인의 구강건강 관리가 낙상 예방 및 노쇠 방지 전략의 핵심 요소로 고려돼야 하고, 정기적인 구강검진과 치아 보존을 위한 조기 개입은 노년 생활 유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