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철이나 보존치료 같은 치과치료나 구강악안면외과 수술이나 다 같이 민첩하고 정교한 손기술을 필요로 한다. 훌륭한 외과의사가 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소도 비슷하며, 다양한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손재주라고 여겨지고 있다.
Luscan 등(2023)은 의사, 환자, 수술실 간호사 등 총 1,620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훌륭한 외과의사에게 필요한 중요한 자질을 ① 손재주(dexterity, 54%), ② 세심함(meticulousness, 18%), ③ 공감능력(empathy, 18%) 이라고 응답하였다. 이에 반하여 무능력한 외과의사라고 할 수 있는 경우의 대표적 특징을 ① 거만함(arrogance, 39%), ② 변덕스러움 (temperamental, 31%), ③ 서투름(clumsiness, 17%)으로 꼽았다. 즉, 훌륭한 외과의사와 무능력한 외과의사는 주로 수술의 기술적인 숙련도에 의하여 구분된다는 것이다.
수술의 숙련도나 손재주가 좋으려면 타고나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연습으로 좋아질 수 있을까? 여러 연구들에 의하면, 둘 다가 맞을 수 있지만 아직도 완벽하게 증명되기 어렵다. 학생들에게 맨 처음 관절경이나 복강경 실습을 시키면 일부 학생들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숙련도에 이르지 못한다. 즉, 어떤 학생은 천부적인 소질이 있어서 특정 수술 기법을 쉽게 재현할 수 있지만, 다른 학생은 같은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천부적인 소질은 뱃속에서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어린 시절부터 수술기술과 관련된 간접적인 경험이 축적된 결과인가?
90세까지 6만 건의 수술을 하고 수많은 수혈기기, 심장-폐 순환 장치등을 만들어낸 전설적인 심장외과 의사였던 Michael DeBakey는 어릴 때 어머니가 바느질하는 모습을 따라 하면서 옷 만들기를 취미로 하였다. 바느질은 봉합과정과 상당히 유사한 원리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이불 바느질(blanket stich)과 연속 잠금봉합(continuous locking suture)은 비슷하다. 이와 같은 바느질 능력을 발휘하여 그는 대동맥류 수술할 때 손상된 혈관을 대체하기 위하여 Dacron 원단으로 튜브형태의 인공혈관을 본인이 직접 박음질하여 만들었다. DeBakey는 그 이외에도 차 조립, 색소폰 연주, 식물 기르기 등의 다양한 능력을 보유하여 손으로 하는 모든 활동에 탁월함을 보였다.
눈으로 본 것을 손동작으로 미세한 부분까지 구현해야 하는 과정이 포함된 취미가 외과 수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양손이 독립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피아노나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 연주경력이 수술의 속도와 정확도를 향상시킨다고 보고되어 있다. 공간 지각력, 순발력, 집중력 등을 길러줄 수 있는 모든 취미활동(악기연주, 드로잉, 스포츠 등)이 이러한 수술에 필요한 능력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청소년기의 이러한 경험도 중요하지만, 졸업 후에나 수련 후에 본격적인 수술에 돌입하면 수술 경험이 많을수록 손기술이 향상된다. 많은 논문에서 수술 건수가 많은 의사일수록 합병증이 현저히 적고 임상 결과도 더 좋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며, 수술 건수에 따라 저절로 기량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외과의가 되려면 거기에 더해서 의도적인 훈련(deliberate practice)이 필요하다.
Ericsson 등(1996)은 단순히 수술을 더 많이 했거나 연습 시간이 더 길었다는 것보다도, 술기를 향상하려는 구체적인 의도와 동기를 가지고 연습하는 데 소요된 시간이 전문성의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하였다. 의도적인 연습이라 하는 것은 반복적인 연습과 더불어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수술 수행능력을 스스로 평가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우리가 하는 수술을 계속 개선시키고 싶다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서 피드백 자료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비디오를 찍어서 나의 수술 장면을 다시 여러 번 돌려보면 불필요한 동작이 반드시 눈에 띈다. 수술 동작의 효율성(movement economy)을 추구한다는 것은 집도의의 동작 하나하나에 군더더기를 없애는 것이다. 즉, 수술을 무작정 빨리하는 것이 아니라 동작의 일관성, 간결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끝으로, USC 이비인후과 Oghalai 교수가 본인의 수련기간과 교수 재직과정에서 보아온 500명 넘는 외과의사 중 5명 정도로 손꼽을 수 있는 “Great surgeon”에 발견되는 특징 5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수술도중 손을 다소 느리게 쓰는 것 같지만 수술은 훨씬 빨리 끝난다. 수술 과정 전체에서 수술의 목적에 맞는 동작만 정교하게 구사하기 때문이다.
둘째, 수술의 세부 단계마다 그렇게 하는 본인의 원칙과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원래부터 그래왔다.”, 수련의 때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셋째, 이들이 전공 교과서의 저자들인데, 교과서에서 적혀 있는 내용과 수술방에서 수술하고 설명하는 과정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동일하다.
넷째, 중요출혈, 뇌척수액유출, 암종의 중요 장기침범 같이 수술 중 문제 되는 상황에서 걱정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문제점을 또렷하게 말하고 치료계획을 설명 후, 그대로 진행한다.
다섯 번째, 지금 수술하는 환자와 동일한 질환에 대하여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가 있다. 이러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으니 더 종합적인 수술계획을 짤 수 있고 필요한 최신 기법의 수술을 더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수전증(tremor)의 유무가 수술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위대한 외과의사들의 경우, 손을 더 많이 떨어도 정확한 자리에, 정확한 동작으로 마무리한다.
따라서 위대한 외과의사는 좋은 외과의사와 구별되는데 그것은 바로 궁극적으로는 그 사람의 머리 때문이지 손 때문이 아니다. (“Thus, great surgeons are distinguished from good surgeons by their head, not their hands” from Oghalai JS. What makes a great surgeon? Laryngoscope, 2019) 탁월함을 이루고 난 다음에도 지속적으로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은 결국 노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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