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수가 많은 치과에서 무전기는 이제 필수적인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내선 전화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동선 체크와 실시간 업무 지시가 잦아지면서, 진료실과 데스크, 상담실을 오고 가는 직원들 사이에서 무전기 사용이 보편화된 것이다.
대기 시간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장점이 분명하지만, 별도의 사용 매뉴얼이 없는 경우 오히려 환자에게 부정적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이어폰이 아닌 오픈 스피커 사용 시 발생하는 환자의 이름 호명이다. 이어폰을 장기간 사용 시 불편하기에 오픈 스피커 모드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OOO 들어오라고 해”와 같이 반말투로 환자를 호명하는 상황이 무전을 통해 그대로 흘러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해당 환자는 자신이 함부로 지칭됐다는 불쾌감을 느낄 수 있고, 이는 단순한 실수를 넘어 병원의 환자 응대 태도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소지가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직원들 간 사적 대화의 노출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업무 중 나누는 직원 간 질책성 발언이나 사담, 특정 환자에 대한 언급이 무전을 타고 대기 중인 환자들에게 들리는 예도 있다. 여기에 업무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말투, 억양 등이 거칠어질 가능성도 있고, 반대로 이어폰을 착용해 소리 노출을 막더라도 정작 환자와의 의사소통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딜레마도 존재한다. 환자 응대 도중 무전을 수신할 경우 응대 흐름이 꼬이면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지는 것도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병원 자체적으로 무전기 사용 매뉴얼을 갖추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전 용어와 멘트를 통일해 직원 간 혼선을 줄이고, 환자를 호명할 때는 반드시 존칭을 사용하도록 규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OOO님 스케일링 예약하셨어요?”라는 구어체 대신 “OOO님 스케일링 예약 확인 부탁드립니다”와 같은 문장을 사용하도록 하면, 설령 환자에게 들리더라도 정중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무전 숙지를 위한 정기 교육, 환자 관련 사담 금지 원칙, 무전 사용 시 직원 간 반말 금지, 전문 용어를 통한 간결한 전달 등이 예방책으로 제시된다.
여기에 더해 대기실에 무전기 사용 취지를 안내하는 문구를 게시하는 것도 환자에게 긍정적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응대 도중 무전이 올 경우에는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와 같은 환자를 향한 양해 멘트를 매뉴얼화하면, 응대 흐름이 끊기는 상황도 무례함이 아닌 체계적 절차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치과 데스크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실장 A씨는 “무전기를 사용하면 장점이 많지만, 그만큼 관리가 안 되면 환자 신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며 “특히 개원 초기에는 매뉴얼 없이 편의대로 사용하다가 나중에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처음부터 존칭 사용과 사담 금지 원칙 등 규칙을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A씨는 “직원 입장에서는 무전기 사용이 익숙해지면 긴장이 풀어지기 쉬운데, 결국 환자는 그 병원의 시스템 전체를 무전기 하나로도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정기적으로 무전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신입 직원 교육에도 이를 포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병원 이미지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