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 공중파 방송사에서 초고령사회 요양병원·요양원의 돌봄 현실을 3편에 걸쳐 조명하면서 요양시설 입소자들의 열악한 구강 관리 실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이를 일부 요양원의 관리 소홀만으로 바라봐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며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임지준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이하 치구협) 회장은 요양시설 구강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제도적 사각지대를 우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장기요양기관 구강 관리 평가지표의 실효성 강화다. 현재 평가는 종사자 교육, 구강관리용품 구비, 필요 시 치과 진료 연계 등을 확인하고 있지만, 정작 입소자의 실제 구강 상태를 확인하는 장치는 부족하다.
이와 관련 임 회장은 기존 평가체계에 ‘입소 시 구강 상태 평가·기록’, ‘최소 연 1회 치과의사 구강검진’을 추가해 자연치아·틀니·임플란트 여부, 씹기 어려움, 통증·출혈, 위생 상태, 구강건조, 치료 필요 여부 등을 실제로 확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지준 회장은 “교육을 받고 칫솔을 갖춰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결국 어르신의 입안을 실제로 보고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평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는 고령 의료급여 수급자의 국가 구강검진 사각지대 해소다. 올해부터 치과가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국가 구강검진을 시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고령 의료급여 수급자 상당수는 여전히 국가 구강검진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임 회장은 “치과가 요양원으로 찾아갈 수 있게 됐는데 정작 가장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일부는 검진 대상이 아닌 상황”이라며 “최소한 장기요양시설 입소자는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 구강검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구협은 9월 중 ‘장기요양기관 구강관리 평가지표 개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제도개선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추진위원회는 치과의사·치과위생사 등 범치과계가 함께 현행 평가지표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고령 의료급여 수급자의 구강검진 사각지대와 장기요양시설 구강돌봄 문제는 치과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장기요양·노인복지·간호·영양·재활 등 돌봄 관련 단체들과도 힘을 모아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도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임지준 회장은 “방송에서 드러난 현실을 보고 요양원만 탓해서는 달라지는 것이 없다. 범치과계가 먼저 힘을 모으고 장기요양·돌봄 현장과 함께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입소 시 구강 상태 확인, 정기 구강검진, 매일의 구강 관리, 문제 발견 시 치료 연계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해야 한다. 어르신의 입을 돌보는 것은 곧 생명을 돌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