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이의 도보여행 (1) 서울 한양도성 걷기 - 13면

2013.11.07 10:42:29

1916년에 있었던 순성놀이 기록에는 완보에 7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으나 지금은 11시간 정도 걸린다. 성곽이 끊겨서 돌아가게 되고, 건널목을 건너는 등의 도심구간 통과 시간이 추가된 것도 있고, 걷기가 주요 이동수단이었던 당시와 달라진 시대적인 변천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서울성곽 순성을 할 때는 도성의 정문인 숭례문을 출발점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어느 방향으로 순성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딱히 정론이 없지만 조선시대 전통을 따르면 시계방향으로 걷는 것이 맞고, 반대방향은 오르막 경사가 조금 낮지만 내리막 경사가 급하다. 하루에 전 구간을 걷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각 구간의 성벽과 성문이 갖는 역사적인 의미를 짚어가며 느리게 걷는 것을 감안하면 보통 네 구간으로 끊어 걷는다.

  

#네구간 따라 걷는 길 색다른 정취 만끽

  

첫 번째 구간은 숭례문~소의문~돈의문~인왕산~창의문을 거치는 5.3㎞이다. 한양도성의 정문인 숭례문에서 출발하면 곧 걷게 되는 정동길에는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강점기의 잔재가 곳곳에 남아 있다. 월암근린공원을 지나 홍난파가옥~권율장군 집터를 지나면 인왕산 성곽구간을 만나고 이곳을 지나면 인조반정 당시 반란군이 난입한 창의문이다.


두 번째 구간은 창의문~북악산~숙정문~혜화문을 지나며 4.7㎞에 이른다. 창의문에서 북악산 정산인 백악마루까지는 꽤 급한 경사를 그리며 성곽이 놓여 순성구간 중 가장 힘이 든다. 다만 정상 백악마루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아름다움은 많은 이들의 찬탄을 끌어낸다. 단, 창의문안내소에서 말바위안내소 사이는 신분증이 있어야 통행이 가능하다.


세 번째 구간은 혜화문~낙산~흥인지문~광희문을 거치는 3.2㎞이다. 네 개로 나누어진 순성놀이 구간 중 가장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곳으로 야간 조명이 되어 있는 성곽을 따라 걷는 야간걷기의 명소라고 추천할 수도 있다. 또한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면서 발견된 성곽과 이간수문을 복원하여 색다른 정취를 전한다.


네 번째 구간은 광희문~남산~숭례문으로 5.4㎞에 달한다. 장충동 구간은 신라호텔에서 점유하던 구간의 일부를 성곽 탐방로로 내놓음으로써 걷기가 한결 편하고 자연스러워졌다. 반면 국립극장 부근부터 시작되는 남산 구간은 계단이 많아 무릎이 편치 않은 순성꾼에게는 스틱 지참을 권장한다.


순성놀이의 난이도를 보자면 인왕산과 북악산은 초급 등산 수준이며, 걷기로는 일부구간을 제외하면 대체로 초중급에 해당한다. 운동화만 신어도 별 무리 없이 길을 걸을 수 있지만 인왕산과 북악산 구간은 비교적 경사가 있는 편이어서 옷차림이나 신발, 식수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발견이의 도보여행 www.MyWalking.co.kr 에서 서울성곽 탐방로 및 전국의 걷기여행 코스 상세지도를 볼 수 있다.

  

윤문기(발견이)

-현 (사)한국의 길과문화상임이사 / 사무처장
-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생태탐방로 컨설팅 및 선정위원
-현 걷기여행 동호회 운영 (발견이의 도보여행)
-현 한국걷기동호회연합 사무처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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