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최근 치과 임상 현장에서는 파노라마나 치근단 엑스레이와 같은 2D 방사선 영상을 인공지능(AI)이 분석하여 충치를 찾거나 치주 질환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정말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치과 의료기기 분야, 특히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에서의 활용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에서는 제13 작업반(WG 13, Artificial Intelligence)을 신설하여 AI 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새로운 표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참고로, 현재 TC 106의 조직 구성은 [표 1]과 같다. 이번 표준을 제정한 본부 직속의 WG 13뿐만 아니라, 필자가 속한 SC 9 (CAD/CAM) 등 전문 분과에서도 각 분야에 특화된 AI 표준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활발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 이번 호에서는 치과용 영상 진단 AI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반이 되는 데이터에 관한 국제표준인 ISO 18374:2025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표 2] 참조). 이 표준은 2025년 4월 제1판으로 발행되었으며, 파노라마, 치근단, 교익 및 두부규격 방사선 영상 등 2D 치과 엑스레이를 분석하는 AI 소프트웨어의 데이터 구축 과정을 다루고 있다.
치과 임상에서 촬영되는 방대한 양의 방사선 영상은 AI 모델 학습의 핵심 자원이다. 그러나 훈련 데이터의 품질이 낮거나 편향되어 있다면, 아무리 뛰어난 알고리즘이라도 정확한 진단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 따라서 이 표준은 AI 개발사가 목표로 하는 사용자와 환자 집단에 적합한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
드라인을 제시한다.
이 표준은 구강 내(Intra-oral) 및 구강 외(Extra-oral) 2D 방사선 영상(파노라마, 세팔로 등)을 분석하는 AI/AuI(증강지능)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세트 구축 프로세스에 적용된다.
우선 데이터 생성(Data Generation) 단계에서 AI 학습에 사용되는 원본 영상 데이터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고 품질이 보장되어야 한다. 표준은 영상 획득 장비의 정보(제조사, 모델명, 설정 값 등)를 메타데이터로 기록하도록 권장하며, 개인정보 비식별화(De-identification) 처리를 필수적으로 요구하여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음으로 데이터 레이블링(Data Annotation) 과정은 AI 성능의 핵심이다. ISO 18374는 레이블링 작업자의 자격 요건(치과의사, 방사선사 등 전문가)을 명시하고, 레이블링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프로토콜(Annotation Protocol) 수립을 요구한다. 또한, 여러 전문가 간의 의견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검증(Verification)' 절차를 두어 데이터의 객관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처리(Data Processing) 단계에서는 수집된 데이터를 AI가 학습하기 좋은 형태로 가공하는 전처리(Pre-processing) 과정과, 학습용(Training), 검증용(Validation), 테스트용(Test) 데이터셋으로 분할하는 기준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특정 데이터에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AI 모델 평가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Garbage in, Garbage out(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이라는 말처럼, 좋은 AI는 좋은 데이터에서 시작된다. ISO 18374 표준은 치과 AI 개발사들에게는 고품질 데이터셋 구축을 위한 교과서가 되고, 임상가들에게는 AI 소프트웨어를 선택할 때 "이 AI는 제대로 된 데이터로 배웠는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우리 치과계가 이 표준을 통해 데이터의 품질을 높이고, 나아가 더 똑똑하고 안전한 AI 진료 환경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