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46번째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는 가운데, 장애인의 구강건강을 국가가 나서서 책임져야 한다는 제언이 국회에서 이뤄졌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는 ‘제7차 장애인 건강정책 개선 릴레이 간담회 : 장애인 구강관리, 어떻게 해야 하나?’가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진행됐다.
# 장애인 10명 중 9명 ‘영구치 우식’
이날 발제에는 이재영 교수(단국대 보건과학대 치위생학과)가 나섰다. 이 교수는 ‘장애인 구강건강실태 및 정책 개선 방향’을 주제로 다뤘다.
특히 이 교수는 지난 2025년 실시된 장애인 구강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현재 국내 장애인의 열악한 구강건강 상태를 지적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해당 조사에서 대상 장애인의 52.2%가 유치 우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10명 중 9명에 가까운 88.9%가 영구치 우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돼, 낙후된 구강건강 실태를 드러냈다. 또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방 수준 및 격차는 해소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장애인의 치면열구전색(실런트) 보유율은 전체 9%에 불과했으며, 특히 정신 장애 집단에서는 1.7%라는 극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예방적 개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이 교수는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장애인 치과주치의제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의료접근성 측면에서 비장애인과 격차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평생 관리 기반 국가 구강보건체계 구축 ▲기능 회복 중심의 실질적 치료 지원 확대 ▲예방 중심 정책 전환 및 조기 개입 강화 ▲장애 유형 기반 맞춤형 정책 설계 ▲국가조사 체계 정례화 및 지속가능성 확보 ▲전문 조사 인력 및 인프라 구축 ▲의료접근성 개선 및 국가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 7가지 필요 사항을 제언했다.
# 의료접근성 구조적 문제 개선 필요
이어진 자문위원 의견에서는 ▲의료접근성 측면의 구조적 문제 개선 ▲장애인 구강보건정책을 위한 근거 마련의 필요성 ▲치과 종사자의 장애 유형별 교육 ▲지속적인 관리체계 구축 ▲통합 돌봄 기반 구강 관리 제도 도입 ▲돌봄자 대상의 구강 보건 교육 확대 ▲경제적 접근성 보장 방안 제시 ▲다학제 협력 강화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호승희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장은 “장애인은 신체적‧경제적‧사회적 요인으로 구강 건강에서 불평등한 처지에 놓여 있다”며 “장애인은 예방적 관리는 하지 않는데, 치료 필요 판정 비율은 높다. 이는 장애인의 구강건강이 방치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윤다올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책임은 “장애인 건강권에 치과 영역이 포함돼 있지만 우선 순위에서는 후순위로 밀려 있다”며 “따라서 구강건강을 일반적 건강관리와 동일한 수준의 영역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장애인 진료 현장 개선 목소리 수렴
토론에는 조원빈 원장(광주 서울우리아이치과), 황지영 처장(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 하종철 센터장(경기북부장애인구강진료센터), 오경원 과장(질병관리청 건강영양조사분석과), 임현규 과장(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장애인건강과) 등이 나섰다.
각 토론자는 ▲장애인 조회 절차 개선 등과 같은 진료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또 ▲가산 항목 대상 확대 ▲의료 네트워크 확대 ▲모니터링 등에 관한 내용을 공유했다.
이 가운데 특히 조원빈 원장은 “일선 치과의원에서는 장애인 환자 1명을 보는 데 서류 처리 등에만 30~40분이 소요된다. 이런 부분의 간소화가 필요하다”며 “그 밖에도 일반 의원에서 장애인 진료에 참여하기에는 인프라, 보상 등이 너무나 적기에 참여가 쉽지 않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김예지 의원은 “장애인은 치아 우식이나 치주질환 유병률이 굉장히 높다. 치아 상실로 인한 구강 기능 저하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장애인 구강건강 실태조사는 10년마다 이뤄지고 있다. 오늘 토론회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장애인 구강건강 실태조사도 일반 실태조사와 같이 3년 주기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등 오늘 논의가 제도와 정책 개선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