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주간판에 진료과목을 함께 표시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규정을 손질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치과 개원가도 향후 미칠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의료기관 명칭표시판, 이른바 주간판에 의료기관 명칭과 진료과목을 함께 표시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제40조의 예외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전문의가 아닌 의료기관이 진료과목을 크게 표시해 환자가 전문의로 오인하는 사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반 의원급의 경우 진료과목 표기 때문에 전문의로 오인될 소지가 있었다. 가령 피부과 전문의가 하는 의원처럼 보이는 사례들이 대표적”이라며 “기존 설치 간판을 떼고 다시 달라는 것은 아니다. 신규 개원과 간판을 새로 교체하는 경우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치과의원도 동일하게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치과계에서는 우선 이번 논의가 피부과·성형외과 등의 진료과목 표방 문제에서 출발했기에 치과에 미칠 직접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치과는 의과처럼 여러 진료과목을 주간판에 병기해 환자를 유입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이유다.
다만 개정 시 치과도 법령 적용 대상에 포함되기에, 실제 개원 현장에서 새 규정이 어떻게 작동할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교정과, 소아치과 등 환자 인식과 밀접한 진료과목의 경우 전문의 오인 방지와 환자 정보 제공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경기도의 개원 19년 차인 교정전문의 A원장은 “현행 제도는 의료기관의 성격이나 전문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과도한 마케팅성 표현이나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표기가 일부 발생하는 것도 문제”라며 “다만 치과 진료 특성상 다수의 전문의가 근무하는 경우 진료과목을 표기하지 못하면 오히려 환자에게 그릇된 정보를 줄 수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규·예비 개원의 입장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기존 치과에는 현행 진료과목 표기가 남고, 신규 개원 또는 간판 교체 치과에만 새 기준이 적용된다면 개원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올해 공중보건의 복무를 마친 한 예비 개원의는 “치과는 의과와 다른 분야다. 전문의 여부와 관계없이 여러 진료 영역을 함께 봐야 하는 치과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규 치과에만 표기가 제한된다면 환자도 의료기관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개원가 홍보 전략에 있어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현용호 개원메디컬 대표는 “신규 환자 내원 경로를 보면 일반 진료 분야에서는 여전히 간판 비중이 크다”며 “간판에서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이 줄어들면 홈페이지, 블로그, SNS 등 홍보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