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치과계가 협회장 직무대행 체제라는 변수 속에서도 국제 회무의 연속성과 외교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제47회 아시아·태평양치과의사연맹(APDF/APRO) 총회 및 치과학회(APDC 2026)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베트남 하노이 빈팰리스 컨벤션 센터(VinPalace Convention Centre)에서 개최됐다.
이번 총회는 각국 치과계 리더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치과계의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구강보건 향상과 국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각국 대표단은 구강건강이 글로벌 보건 의제 속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아시아·태평양 치과계의 연대 분위기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 APDC는 치협이 협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 직후 치러진 국제 행사였다. 한국 대표단은 대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핵심 일정을 이어가며 그간 국제 무대에서 쌓아온 치협의 외교 역량과 회무 연속성을 보여줬다.
김현종 APDF 치학공중보건위원장이 신임 부회장에, 나승목 APDF 부회장이 치학공중보건위원장에 각각 선출되는 등 주요 보직을 이어가며 아시아·태평양 치과계에서의 역할을 재확인했다.
치과계에서도 주요 화두인 AI 활용과 제도적 대응 방향을 공유한 점도 인상 깊다. 국내 보건의료 환경과 통합돌봄 관련 제도 변화, 의료 AI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법·제도적 논의를 소개하며 한국 치과계의 정책적 고민을 아·태 치과계와 나눴다.
APDF 재정 안정화에 대한 한국의 역할도 주목된다. APDF 재무보고에서는 한국에서 치러졌던 APDC 2019가 재정 회복의 중요한 계기가 됐으며, 현재 재정 안정화의 핵심 기반인 개최국 기여금 체계도 당시 결의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 나왔다.
박영국 FDI 차기 총재의 국제무대 역할도 이번 총회에서 한국 치과계의 위상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됐다. 박 차기 총재는 주요 행사와 교류 일정에 참석하며 FDI와 APDF, 각국 치과계 간 협력의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이 밖에도 한국 대표단은 총회 기간 중 미국치과의사협회(ADA), 인도네시아치과의사회, 일본치과의사협회 등 주요국과 교류를 이어갔다.
ADA와는 지난해 체결된 MOU의 후속 협력 방향을 폭넓게 논의했다. 일본치과의사협회와는 양국 치과계 현안과 향후 협력 방향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차기 APDC는 내년 6월 2~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다.
이정우 협회장 직무대행은 “나승목 위원장과 김현종 부회장이 그동안 APDF에서 헌신적으로 활동하며 한국 치과계의 위상을 높여왔다는 점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두 분이 각각 선출된 것은 한국 치과계의 큰 경사”라며 “박영국 FDI 차기 총재가 국제무대 중심에서 활약하는 모습 역시 한국 치과계가 세계 치과계의 의제 형성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김다솜 국제이사는 “이번 APDC는 여러 여건 속에서도 국제사회와의 소통과 교류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고, 특히 박영국 FDI 차기 총재와 주요 일정에 참석하며 한국 치과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기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제활동은 단기간의 성과보다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와 관계를 꾸준히 이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허봉천 공공군무이사는 “국내의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박영국 FDI 차기 총재와 나승목 위원장, 김현종 부회장, 이정우 협회장 직무대행, 김다솜 국제이사, 실무진의 노력으로 한국 대표단이 일정을 충실히 소화할 수 있었다”며 “치협이 하루빨리 정상적인 기능과 안정성을 회복해 우리가 함께 꿈꾸는 국제적 비전과 성취들을 하나씩 실현해 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총회는 APDF의 주요 아젠다와 이니셔티브가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메콩강 유역 국가들의 현실적 보건 과제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구강보건 격차, 예방 중심 구강건강 전략, 공공보건 기반 확충 등은 지역별 상황은 다르지만 아시아·태평양 치과계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공통 과제로 제시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 치과계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한일 치과계 교류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 협력 채널을 통해 공통 관심사를 발굴하고, 이를 APDF 차원의 논의로 확장한 뒤 FDI, WHO, UN 등 국제 보건 의제의 흐름과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개최국 베트남의 적극적인 참여도 이번 대회의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혔다.
지난 12일 저녁 성대하게 치러진 오프닝 세리머니 및 갈라나이트에는 다오 홍 란(Dao Hong Lan) 베트남 보건부 장관, 부 만 하(Vu Manh Ha) 베트남 보건부 차관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이 행사 전반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베트남치과의사회(VOSA) 임원진과 함께 주요 일정을 끝까지 소화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은 개최국 정부와 치과계가 구강보건 의제를 국가 보건정책의 한 축으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줬다.
부 만 하 베트남 보건부 차관은 “이번 APDC 2026 개최는 베트남 치과계가 국제 통합, 학술대회 조직, 전문성 발전 측면에서 지역 및 국제 치과계의 신뢰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구강보건은 예방을 기반으로, 일차의료를 중심으로, 전문치료를 선도축으로 삼아 국민이 안전하고 질 높은 서비스에 형평성 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쩐 까오 빈(Tran Cao Binh) 베트남치과의사회 회장은 “이번 대회는 중요한 이정표로, 베트남 치과계가 지역 및 세계 치과계 안에서 통합과 역할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과학적 진보를 치과 임상에 통합한다’는 주제 아래 각 전문가, 임상가들이 지식을 교류하고 경험을 공유하고, 연구와 교육 협력을 강화하는 등 이번 대회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치과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사진으로 돌아보는 APDC 2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