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덤핑치과’를 둘러싼 문제가 한 치과에서 잇따라 발생한 사망 사고와 맞물려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해당 치과를 둘러싼 논란은 더 이상 치과계 내부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국민적 관심사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아직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특정 사건의 정확한 사실관계 및 사망과 진료 행위 사이의 법적·의학적 인과관계는 수사와 사법당국의 판단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밝혀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치과계가 분명하게 뒤돌아봐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치과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덤핑치과의 폐해를 제기하고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앞세운 환자 유인알선, 과잉 진료, 충분하지 못한 설명과 부실한 사후관리 등에 대한 우려가 치과계 내부에서 심각하게 제기돼 왔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노력과 대응이 충분했는지 치과계 스스로 냉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자정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일정한 개선 노력이 이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는, 이른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제는 단발적인 대응을 넘어 보다 구조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치과계의 자정은 치과의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오랫동안 치과계가 해결해야 할 숙원 과제로 지적해 온 문제라면 이번 사회적 관심을 계기로 보다 근본적인 논의를 시작하고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일반 국민은 치과계 내부의 사정을 알지 못한다.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고,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며, 치료 이후에도 적절한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필요한 것은 치과계의 입장을 설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다시 살펴보는 일이다.
다만, 치과계의 자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도 분명히 존재한다. 협회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특히 치과의사 과잉 문제를 포함해 자율징계와 제도적 규제의 영역에서는 치과계의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결국 이번 사회적 관심을 일회성 논란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재 제도에서 어떤 사각지대가 존재하는지 살펴보고,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치과계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부분은 스스로 해결하고,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정부와 국회가 책임 있게 답해야 한다. 이것이 이번 사회적 관심을 실질적인 변화로 연결하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치과계 내부의 구성원들이 이번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치협 이사회를 비롯한 치과계 각종 행사에서 치과의사 윤리 강령을 함께 되새기고 선서하는 시간을 갖는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전문직으로서의 윤리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이 선서의 의미가 최근의 상황을 바라보면서 더욱 무겁고 가슴 깊이 다가온다.
결국 치과계의 자정작용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동료를 무조건 감싸는 것도 전문직 공동체의 연대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가 진정한 전문가 공동체의 책임이다.
수기치인(修己治人). 자신을 먼저 닦은 뒤 다른 사람을 다스린다는 이 말은 지금의 치과계에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 과정에는 정치적인 유불리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 치과계 자정은 어느 집행부의 성과도, 어느 진영의 정치적 구호도 아니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치과의료를 만들기 위한 치과계 전체의 책임이자 사명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회적 관심이 치과계에 위기가 아니라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안으로부터 자신을 정화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 치과계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국민의 구강건강을 수호하고 신뢰를 지키는 일에는 더 이상 때를 기다릴 이유가 없다. 지금이야말로 치과계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바로잡을 것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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