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의 발전이 치의학의 발전을 견인하면서 오늘날 치주질환과 전신질환의 밀접한 상호관계가 밝혀지고, 그로 인해 치의학의 연구와 진료에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름다운 피아노연주에 감동하면서도 최초로 피아노를 만든 사람을 생각해본 적이 없듯이, 선학들이 노력과 열성으로 이루어 놓은 의과학의 업적도 당연한 듯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선학들의 업적과 그들의 삶속에서 우리가 치과인으로서 걸어온 길과 걸어가야 할 길을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2020년 Dioguardi 등은 “치주질환의 P. gingivalis 같은 주요 치주병원균과 염증성 사이토카인들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진행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했습니다.
Alzheimer’s Disease는 치주질환과 상호 영향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있는 관계이며,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서서히 발병하여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의 퇴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병입니다. 이 질환을 처음 보고한 Alzheimer와 그에게 큰 영향을 준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Alzheimer Disease의 명명
젊은 의사 Alzheimer는 1901년 프랑크푸르트에서 51세 여성 환자 아우구스트 데터(Auguste Deter)를 진료, 사후 뇌조직검사 동의를 확보한 후 치료에 전념합니다.
1906년 그녀의 사망으로 임상기록과 뇌조직을 전달받은 그는 에밀 크레펠린(Emil Kraepelin) 교수 지원하에, 뮌헨에서 임상 기록과 뇌조직을 분석하여 amyloid plaques과 neurofibrillary tangles을 발견, -“조발성 치매(presenile dementia)” 사례로 발표합니다.
1906년 4월, Tübingen 학회에서 그녀의 임상기록과 뇌 조직 검사결과를 발표했으나 Emil Kraepelin의 정신질환 분류 체계의 개념에 반대편이던, 좌장인 Freiburg대학의 교수 Alfred Erich Hoche(1865-1943)의 무관심과 비협조로 그의 발표는 언론과 저명한 학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질환은 단순한 사례가 아니라 중요한 정신질환으로 대두될 것이라 확신한, 크레펠린 교수는 4년 후인 1910년 자기 저서 Psychiatrie: Ein Lehrbuch für Studirende und Aerzte에서 알츠하이머병(Alzheimer’sche Krankheit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 1864-1915)
1864년: 독일 바이에른주 마르크브라이트에서 출생, 1887년 베를린, 튀빙겐, 뷔르츠부르크에서 의학공부 후 의사면허 취득 1888-1895년 프랑크푸르트 정신질환 및 간질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
1895-1902년 프랑크푸르트 시립 정신병원에서 선임 의사로 활동.
1901년 프랑크푸르트에서 51세 여성 환자 아우구스트 데터(Auguste Deter)*를 진료 중, 그녀가 51세의 나이임에도 Dementia 증상을 나타냄을 보고, 연구하기로 하고 남편과 상의하여 사후 뇌조직 검사 동의를 얻어냅니다.
이후 1902년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수 에밀 크레펠린(Emil Kraepelin)의 초청으로 하이델베르크로 이동하였고, 1903-1904년 에밀 크레펠린이 뮌헨대 정신병원으로 옮겨 활동, 그도 따라가서 연구를 계속하여 교수 자격(Habilitation)을 취득합니다.
1906년 뮌헨에서 아우구스트 데터의 임상 기록과 뇌조직을 분석하여 “조발성 치매(presenile dementia)”의 사례를 완성, 1907년 논문을 발표하였으나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그 이후 크레펠린 교수의 노력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912년 브레슬라우대 정신의학 정교수로 임명되었으나 심장 감염으로 건강 악화, 결국 그가 최초 알츠하이머로 진찰한 그녀와 같은 나이인 51세에 사망합니다.
에밀 크레펠린(Emil Kraepelin 1856–1926)
정신의학의 두 거장,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와 에밀 크레펠린(Emil Kraepelin)은 현대 정신의학의 기초를 세운 인물들이지만, 서로 만나거나 서신을 주고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1874년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공부 시작, 1877-78년: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학업 마침.
1883년 <정신의학 및 신경과학의 기초(Textbook: Foundations of Psychiatry and Neuroscience)> 출간, 1890-1904년 하이델베르크 대학 정신과 과장.
1904년 뮌헨 대학 임상정신의학 교수로 부임, Alzheimer를 인정하여 옮기는 곳마다 그를 동반하였고 그의 저서에 알츠하이머병(Alzheimer’sche Krankheit )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Alzheimer’s disease was not named by Alzheimer but by his teacher, Kraepelin” 그는 알츠하이머에게는 진정한 스승이었습니다.
말년에는 불교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스카 피셔(Oskar Fischer 1876-1942)
오스카 피셔(Oskar Fischer)는 알츠하이머와 거의 동시에 치매 연구를 진행했던 독일계 정신과 의사로 알츠하이머보다 12살 연하였습니다.
1876년 보헤미아(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현재 체코) 출생, 1900년 프라하 독일 대학에서 의학박사(MD) 취득.
대학시절 지도교수는 아르놀트 피크(Arnold Pick)로, 프라하 신경병리학 학파의 중심 인물 이었습니다. 1907년: 노인성 치매(senile dementia) 환자 12명의 사례를 보고 신경섬유 주위의 플라크(neuritic plaques)를 보고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알츠하이머와 피셔는 서로 만나거나 교류한 적은 없이 질환의 연구에 열중하였습니다.
1942년 심장마비로 65세에 사망.
뮌헨 학파(에밀 크레펠린, 알츠하이머)와 프라하 학파(아르놀트 피크, 피셔)가 치매 연구의 양대 산맥으로 경쟁하게 되고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크레펠린이 자신의 저서에 “알츠하이머병”을 명명하면서 뮌헨 학파가 학문적 우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솔로몬 카터 풀러(Solomon Carter Fuller 1872-1953)
1872년: 라이베리아 몬로비아에서 출생.
1897년 Bos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의사면허 취득.
1904-1906년 독일 뮌헨 Royal Psychiatric Hospital at the University of Munich에서 2년간 연구원으로 에밀 크레펠린과 알츠하이머 밑에서 정신의학과 신경병리학을 연구 후 미국으로 돌아와 1912년 알츠하이머의 원래 사례 보고를 영어로 처음 번역하여 미국 학계에 소개하였습니다. 그는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정신과 의사 중 한 명입니다. 풀러는 알츠하이머와 크레펠린의 연구를 미국에 소개한 중요한 연결자였으며, 알츠하이머병의 국제적 확산에 기여했습니다.
Alzheimer Disease가 사회적으로 알려짐
이 질환이 1900년대 초에 알려졌으나 많은 관심을 끌지 못했고 1980년대에 사회적 관심이 크게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헐리웃의 대표적인 팜므 파탈(femme fatale) 여배우 리타 헤이워스( Rita Hayworth)가 1980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고 투병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레이건 대통령은 그녀의 투병사실을 널리 알렸습니다.
이후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이를 계기로,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기 위한 Alzheimer’s research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1994년에는 미국 대통령이었던 Ronald Reagan이 자신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알츠하이머병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pilogue
알츠하이머병은 알로이스 알츠하이머가 연구 발표했지만 그의 스승 에밀 크레펠린이 연구환경을 위해 꾸준히 이끌어주고, 보호해주면서 나중에는 병명을 그의 이름으로 명명하며 제자에 대한 지속적 배려로 일반에게도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스승의 길을 실천한 스승의 표본이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질환의 치료, 예방 등 뚜렷한 결과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1. Dioguardi et al. “The Role of Periodontitis and Periodontal Bacteria in the Onset and Progression of Alzheimer’s Disease: A Systematic Review”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2020
2. Alois Alzheimer: An English translation of Alzheimer's 1907 paper, ‘Uber eine eigenartige Erkankung der Hirnrinde’Clin Anat,1995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종관 교수
·치주과 전문의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명예교수
·대한치주과학회 고문
·전 연세치과대학 병원장
·2010 치협 학술대상
·강남베스트덴치과 명예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