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방문이 어려운 장애학생을 위해 치과의사가 특수학교를 정기적으로 찾아가 검진·예방관리는 물론 기본적인 진료까지 제공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애학생 치과진료권 보장을 위한 특수학교 방문치과진료 제도화’ 국회 토론회가 지난 9월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이수진·서미화·김 윤·강경숙·백선희 의원과 국회 ‘건강과 돌봄 그리고 인권 포럼’이 공동주최하고, 치협·스마일재단 등 8개 단체가 공동주관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김동현 대한장애인치과학회 차기회장은 같은 장애를 가진 학생이라도 학교의 구강보건 환경에 따라 관리 여건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학생을 정기적으로 만나면 구강질환을 일찍 발견하고, 반복적인 접촉을 통해 치과진료에 대한 두려움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차기회장은 장애학생이 익숙한 학교에서 검진·예방을 비롯해 간단한 진료를 받고, 추가 치료가 필요하면 지역 치과로, 전신마취 등 고난도 치료가 필요하면 전국의 권역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등 전문기관으로 연계하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김 차기회장은 과거 한 특수학교를 정기적으로 방문했지만 코로나19 시기에 중단된 뒤 활동을 재개하지 못한 경험을 소개하며, 방문진료가 일회성 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진료공간, 인력, 적정 보상, 제도적 근거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진료비만으로 부족” 출장료·운영비도 논의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도 통증을 표현하기 어려운 장애학생들이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는 등 제도의 틀 안에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조현관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장(거제애광학교장)은 “학교에 구강보건실이 있지만 검진 수준에 그치는 등 실제 치료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진료 대상과 범위, 방문 주기, 시설·장비와 지원 인력, 학교의 책임과 안전 조치를 구체화한 운영 지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도의 지속성을 좌우할 재원 마련 방안도 제시됐다. 교육부가 학교 내 진료공간을 마련하고, 장애인 진료 경험이 있는 지역 치과 의료기관이 학교와 계약해 방문하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임지준 대한방문치의학회 총무이사는 “진료 행위에는 건강보험을 적용하되, 의료진 출장료와 학생 본인부담금에 대한 지원도 검토해야 한다”며 “내년에 일부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며 사업 효과를 확인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 밖에 학교를 통해 장애학생을 장애인 치과주치의에게 연결하면 기존 사업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 측은 방문진료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학교별 여건과 의료행위의 범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영석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교육연구관은 “기존 구강보건실 운영 현황과 활용 가능한 공간을 조사하고, 학교 내 진료의 법적 근거와 적용 범위를 검토해야 한다”며 “또 특수학교 밖 일반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의 접근성도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현재 여건에서 실현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철 보건복지부 장애인건강과장은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진정·마취나 응급상황에 대비한 안전기준을 검토하고, 현재 운영 중인 보건소 구강보건사업, 장애인 치과주치의 시범사업,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등과 어떻게 역할을 나누고 환자를 연계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