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 평범하고 안온한 삶 속에서 조금씩은 특별한 일들이 일어나야 세상을 살아가는 즐거움이 생기지 않겠는가? 내 삶 속의 새로운 도전이란 퇴사한 뒤의 유럽 여행, 스카이다이빙, 그리고 패러글라이딩 등과 같은 소소하고 작은 것들이었다. 이러한 작은 재미를 누리는 와중 내 인생의 큰 틀을 바꾼 새로운 도전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대학원 진학. 학부생 때 시험이나 국시를 위해 동기들에게 내가 아는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그래서 잠깐 스치듯 생각했었던 대학원 진학의 꿈을 대학교 졸업쯤부터는 거의 잊고 살았었다. 대학교 동기들처럼 졸업과 동시에 취직하여 직장인의 평범한 삶을 살던 와중에 주위를 둘러보니, 내 주변 사람들은 전공에 맞는 직장에 취직하여 일하다 결혼하고 자식을 가지는 그런 따뜻하지만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살고 있었다. 그 무렵의 나는 나의 직업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을 쌓고 싶다는 욕망이 생김과 동시에, 단조로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어느 순간 직장을 그만두고 카페 사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에 직장을 다니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디저트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퇴사를 고민하고 있을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아마 이런 사안을 관심 가지고 추적하고 계시니 선생님도 최근 투명치과 1심 판결이 나왔음을 알고 계실 겁니다. 사기 및 업무상과실치상 무죄 판결이 나왔더군요. 판결이 이상한 것 아닌가요? 환자에게 그렇게 큰 금전 및 구강건강 상 손해를 끼쳤는데 이 모든 게 무죄로 판결되다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 건, 어떻게 보시는지요? 익명 이 사건에
십여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의료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자랑했던 한국, 이제 그동안 어찌어찌 덮고 끌고 왔던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미국의 높은 의료비, 서유럽의 긴 대기 시간에 비해 저렴하고 빠른 진료가 가능했던 이면에는 국민, 의사,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를 틈탄 의료이용량 폭증, 비급여의 폭풍 성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아과 오픈런, 필수과 붕괴(응급 중증질환), 지역의료 붕괴가 현실로 나타나자 의료현장의 심각성에 다급해진 정부는 타개책으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주지 하다시피 ▲의료 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 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다. 그럴 듯 해보이고 적절한 해법으로 보이나 디테일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어느 하나 간단치 않은 정책을 해외 여행 비행기 시간에 쫓겨서 여행 준비물을 슈트케이스에 부랴부랴 쑤셔 넣는 것처럼 치밀하지도 정리되지도 않은 미봉책이다. 포퓰리즘에 취약한 국민 여론을 활용해 공교롭게도 총선을 앞두고 전격 공표했다. 지난 26년 동안 누적돼 왔던 정책 실패에 대한 한 가지 확실한 2000명 의대 증원 정책은 이 또한 얼마나 무책임한 짓인가?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 세밀
병원에서 실습생들이 재잘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2005년 치위생사 첫 출근을 앞두고 긴장과 설렘으로 밤잠 설쳤던 때가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저는 진료실에서 치위생사로 7년을 일한 뒤 상담실장, 총괄실장을 거쳐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책임지는 고객관리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커리어의 절반이 훨씬 넘는 기간을 고객과 함께 했습니다. 고충도 있었지만 보람된 기억이 많은 걸 보면 이 일이 천직인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저는 병원 매출을 늘리는 공을 인정받아 현재 위치에 오른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매출만 따졌다면 아주 평범한 상담실장에 그쳤을 겁니다. 하지만 제 스타일은 뚜렷했어요. 저는 진료 시간이 딜레이 될 정도로 상담 시간도 길었고 스몰토크가 많은 편이었어요. 고객들이 살뜰히 챙겨준다는 인상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 우리 병원 치료에 확신을 갖게 된 고객들이 늘면서 소개 고객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만족스러운 진료를 경험한 고객의 입보다 강력한 마케팅은 없다”라는 격언에 비춰보면 ‘진짜 마케팅’을 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울러 당장의 매출에 연연하지 않는 병원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짐작해봅니다. 대표원장님이 고객을 대하는 가치관과 신념,
정부의 갑작스런 내년 의대정원 2000명 증원 발표에 현재 의료계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사실 의대정원을 늘리는 문제는 꽤 오래전부터 얘기되어 왔던 것이고, 이미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연구결과로도 그 당위성이 확인된 바 있다. 의사들의 입장 역시 의사 증원의 필요성에 이견은 없었으나, 이렇게 단 1년만에 현재 배출되고 있는 3000여명 졸업생의 67%에 달하는 2000명을 증원한다는 것이 그 규모나 시기에 있어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기에 그 충격이 더한 것 같다. 정부의 이러한 파격적인 결정은 현 정권의 탄생에 의사들의 지지가 강했었다는 점에서 의사들에게는 또 다른 배신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특히 현재 약간의 버블이기도 한 의대로의 인재 쏠림 상황에서 그 어느때 보다 힘들게 의대를 들어간 재학생들 및 전공의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당장 4월에 총선을 앞두고 있는 여당에게도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이래저래 득실 계산은 했겠지만, 지지층의 표를 많이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로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부담스럽고, 충격적인 결정의 배경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현재 국민에 대한
사람들은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연의 시작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사소할 수도 있고, 그 기억이 너무도 강렬해서 잊혀지지 않기도 한다. 그 인연의 무게는 공기처럼 익숙해져서 매번 잊고 살다가도 어떤 순간에 그 힘이 실감나게 된다. 결혼을 3달정도 앞둔 지금, 나에게 있어서 인연이 그렇다. 인연의 무게감을 새삼 체감하고 있다. 청첩장을 주문하기 전 차근차근 내 인연들을 되돌이켜 보았다. 처음엔 어디서부터 어떻게 찾아봐야 할지 조차 막막하길래, 일단 카카오톡 연락처를 하나씩 보기 시작했다. 카카오톡에 남아있는 수많은 연락처들을 그렇게 자세히 들여다본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연락을 오래 하지 않아 기억이 흐릿해져 가던 연락처들을 하나하나 짚어 내려가다보니, 그 인연과의 기억들이 조금씩 살아났다. 그래, 언젠가는 참으로 가까웠던 사람들이기에,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몽글몽글 떠올랐다. 무력하게 연락처에 남아있던 카카오톡 프로필이 생명력을 갖게 되는 기분이라 표현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나씩 연락처를 내려보다 보니, 인연도 그 종류가 참 가지각색이다. 크게 분류하면 좋은 기억의 인연과 나쁜 기억의 인연으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ISO 7551:2023 Dentistry ― Endodontic absorbent points 개정판 (2판) ○ 적용범위 - 이 표준은 치근관 치료 과정에 사용되는 멸균된 흡수 포인트에 대한 요구사항 및 시험방법을 규정한다. 흡수 포인트는 멸균 또는 비멸균 상태로 판매되고 있는데, 이 표준의 요구사항은 제조자가 인정하는 방식으로 한번 멸균된 흡수 포인트에 적용한다. 이 표준은 흡수 포인트의 크기 호칭을 위한 번호 체계와 색상 코드 체계를 규정한다. ○ 개정판의 변경사항 - 표준 테이퍼 흡수 포인트 외에 여러 가지 흡수 포인트를 추가 - 대형 테이퍼 흡수 포인트의 치수를 표 2(ISO 7551 참고)에 추가 - 흡수 포인트의 크기를 KS P ISO 6877 (근관충전재)에 규정된 충전 포인트 및 KS P ISO 6360 (회전기구의 번호코드 시스템) 시리즈의 크기에 맞추어 조정 - 흡수 포인트 팁의 “번호
1992년 “2000년대 치과계를 위한 제언”에서 “신년에 계획을 세우고도 아무 결실도 얻지 못한 채 오히려 뒷걸음치며 가는 치과계를 보면 2000년대를 예상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것 같기도 하지만”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여, 줏대가 없는 집안은 안팎에서 흔들어대는 사람도 많고 불평도 많아지고 궂은 일도 많이 생긴다고 하는데, 수립된 안(案)이 최선책이 아니더라도 대안도 없는 반대를 하지 말고, 일의 공백을 줄이고 작은 일이라도 성사시켜가며 일하는 재미와 보람을 갖자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한 원로분이 “입안의 치아처럼 함께 하는 지혜를 깨달아야 한다”라고 하셨는데 이 말이 마음에 와 닿았었다. 각 치아들은 그 좁은 공간에서도 각각의 기능을 가지고 조화를 맞추고 있는데, 이 사회에는 갈등을 만들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이들에게는 필자가 말하려는 것도 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일을 잘하기 위하여서는 서로를 알고 이해해야하는데 그 기본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소통을 잘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소통의 기본은 경청(傾聽)이라고 생각한다. “말하지 않아도 네가 왜 그러는지 다 알아”라고 확실하지 않은 것을 성급하게 미리 자
2024년, 세상을 바꾸는 현장은 어느 곳일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올해 라스베이거스의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참석했다. 종교, 윤리적으로 금지된 도박의 도시라서 씬 시티(Sin City)라고도 불리는 라스베이거스는, 간소한 행정절차로 인해 다른 곳보다 먼저 서비스를 개시하는 사례들이 많다. 간편한 결혼과 이혼 절차는 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다루어졌지만, 사실 미국 최초의 비대면 원격의료가 이 곳에서 2014년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CES 2024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All Together, All On)’였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친환경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최신 기술 제품과 미래 방향을 제시했는데, 놀라운 사실은 전시장 곳곳이 한국 기업과 한국 사람들로 가득했다는 것이다. 한편 디지털 헬스는 이번 전시의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였다. 2020년 삼성전자 C랩에서 스핀오프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옐로시스는 소변 검사 기반 AI 건강 관리 솔루션 ‘심(Cym, Care Your Moment)702’을 전시했다. 탁유경 CEO의 설명에 따르면 변기에 설치된 소변검사기기가 케톤,
북한 치과와 치의학의 뿌리는 남한과 다를 수 없다. 그러나 해방 후 70여 년이 흘러 이질적인 체제로 인해 남북한의 구강보건의료체계는 크게 달라졌다. 우리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치과, 치의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통일에 대한 인식과 시대적 환경도 변화한 지금, 북한과 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와 주변 범조선인의 구강건강과 바람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김정은 집권 이후 변화된 북한 치과, 치의학의 변화를 추적한 동향을 10회에 걸쳐 매달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나정원 박사 -現 서울평양뉴스 통일연구소 부소장 -고려대학교 북한학 박사 -주요 연구: 《해방후 한국기업의 사유화에 관한 연구》, 《소유잠재성으로 본 저출산의 원인과 대안 연구》 -저서:《소유잠재성-소유의 알고리즘과 획득가능성 고찰》, 《통일시대 가치창출이 기대되는 북한의 산업시설, 공장, 기업소》, 《북한의 레저·관광산업》,《북한투자가이드》, 《김정은시대 북한 기업 혁신 연구》 김정일-김정은 정권교체기 시기 북한의 세계적 추세에 관한 강조는 선진적 과학기술에 관한 연구와 효율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관련하여 북한 내 공식매체들에서
1997년 대한민국이 IMF 외환위기가 왔을 때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국민들의 뇌리속에 “IMF” 라는 단어가 각인 되었듯이 이제 임플란트 라는 단어는 남녀노소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국민적인 용어가 되었다. 임플란트 라는 용어가 등장 할때만 해도 신기하고 치과계 블루오션으로 자리잡을 거라는 기대감이 많았다. 하지만 본격적인 임플란트가 대중화 되기 시작한지 20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한마디로 레드오션이 되어버렸다. 초창기에는 임플란트 수술을 할 수 있는 치의가 많지 않고 국산보다 외산들이 앞장서서 임플란트를 선도하다 보니 수가 면에서나 비싼 명품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임플란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생겨나고 국산 임플란트 제품수준도 향상되면서 수가 하락은 자연스럽게 조정이 되는 국면이 되었다. 1개당 식립시 2~300만원 하던 게 100만원에서 150만원 사이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박근혜정부(2013년~2017년) 시기에 그 정도 형성된 일반수가에서 2014년 7월 만 75세 이상부터 적용한 보험 임플란트가 총진료비 120만원으로 책정하였으며 본인 부담률이 50% 였다. 그리고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