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치과계의 오랜 난제 중의 하나였던 치과전문의 제도가 치과계의 합의와 정부, 정치권의 결단으로 시행이 되게 되었다. 이로써 그간 법적으로 인정 받지 못하던 많은 전문과목 수련이 공식화 되었고, 대국민 홍보 차원에서도 치과계가 다양한 영역의 학문을 다루고 있음을 비로소 알릴 수 있게 되었다. 치과 전문의제도 시행 이전에 수련을 받았던 사람들도 경과규정으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게 되었고, 전문의 제도 시행 이전 수련을 받지 않았던 사람들도 정부의 관리 하에 소정의 교육을 받고 난 후 응시자격을 부여받아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현재 활동하고 있는 치과의사 면허 부여자의 과반수에 이르는 15861명(2023.1.10. 현재)의 치과의사들이 전문의 취득을 한 상태이고 바야흐로 치과계도 의과와 마찬가지로 다수 전문의 시대가 되었다. 의과에서도 늘 지적되어 오는 문제이긴 하지만 일반의 보다 전문의가 과잉인 의료체계가 국민보건의 질 향상에 늘 유리한 것은 아니다. 치과계는 아직까지 전문의를 표방하는 치과의원의 숫자가 적고 근본적으로 진료영역이 의과보다 많이 제한적인 관계로 전문의 간의 구별이 크지 않아 당분간 치과전문의 표방이
새해 첫날 나는 아내와 첫째만 데리고 내장산에 갔다. 고2 올라가는 딸아이가 갑자기 산에 가고 싶다고 해서 지난 단풍 시즌에 찾았던 이곳을 다시 찾게 되었다. 온통 눈으로 덮인 설산의 운치가 단풍 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눈 덮인 겨울 산에 오르니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마음을 맑게 해 주었다. 한편,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은 맑지 않다. 여러 경제 전문 기관의 보고에서도 거의 모든 경제 관련 지표들이 부정적이다. 미국 국립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는 2023년 1~2분기 미국 경제는 침체의 바닥을 짚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아서 미국 경기에 1, 2분기 정도 후행한다면, 우리 경기는 하반기에 바닥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대 러시아 경제 제재의 여파가 올해에도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이들의 전쟁은 자유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의 대립으로 이어져 ‘신냉전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혹자는 말한다. 바야흐로 세계 경제 전체는 현대판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는 어떤 지혜를 가지고 올해를 맞이해야 할까 생각해본다
노화(aging)와 노쇠(frailty)는 다르다. 노화는 세월에 따른 생물학적 구조와 기능이 자연적으로 감퇴되는 상태로 예방할 수 없다. 반면에 노쇠는 노화는 물론 영양섭취 및 신체활동 감소, 각종 질병 등에 의해 체력, 지구력 및 생리적 기능이 저하되어 취약(weakness)해진 상태로 예방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걷다가 넘어지는 것이 노화라면 앉았다가 일어설 때 주저앉게 되면 노쇠라고 할 수 있다. 노인의학에서는 뇌쇠를 노인증후군의 하나이자 장애 전단계로 본다. 노쇠한 사람은 낙상과 골절 등 신체장애와 인지장애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음은 노쇠 예방을 위한 7개 수칙이다 - 회복 탄력성, 구강건강, 다양한 식이, 금연, 만성질환 관리, 사회참여, 신체활동. 이에 필자는 노쇠 예방 7개 수칙을 구강건강 중심으로 풀어보면서 한국형 “구강노쇠” 도입 및 관리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자 한다. # 자립적 노년기 : 적절한 잔존 치아 유지 중요 일본 ‘8020 운동’은 80세에도 자신의 치아를 20개 이상 갖고자 하자는 캠페인이다. 이는 ‘20개 이상의 치아를 가진 노인’은 먹는 것과 영양 섭취에 어려움이 없고,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치과의사면서 다른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 치과진료 하면서보다 새로운 분야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시는 듯하다.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많이 알려진 나의 생활터전인 군위가 몇 년 전부터 대구 신공항 이전으로 핫이슈가 되었고 지금은 대구로의 편입 확정이 목전에 있는 지역이다 보니 부동산값이 폭등하고 이 지역에 부동산 사무실이 최근에 폭발적으로 많이 생겨 아마도 한지역의 단위 면적당 수가 전국에서 최고로 높은 정도가 되었다. 가게가 비게 되면 여지없이 대신 들어오는 게 부동산 사무실이다. 그러다보니 우연인지 필연인지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생겨 색다른 공부를 하게 되었다. 예전에 내가 알고 있는 치과의사 한 분이 부동산 거래에 휘말려 고통받다가 비극적인 결과를 맞이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전문직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주위 사람에게 현혹되어 큰 손해를 보는 경우를 많이 보고 들은 것 같다. 아무래도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되니 잘 모르면 흔히 겪을 수 있을 것 같다... 치과를 개원할 때도 건물 임대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일례로 임대계약을 당일하고 대항요건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았지만 악덕 건물주가 당일 뒤늦게 제 3자에게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 건물이 증축되면서 증축된 건물 1층에 빵집이 하나 들어왔다. 그래 봤자 빵 맛이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 하면서도 그 가게가 개업하면 한 번 빵을 사서 맛보고 싶었다. 개업하는 날, 개업의 여파인지 줄을 서서 말도 안되는 비싼(?) 가격 느낌의 빵을 사서, 방에 와서 커피와 함께 한 입 먹어보았다. 점심 시간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각인데도 꾸역꾸역 빵 하나를 다 먹는 필자를 스스로가 놀라는 순간이었다. 필자의 속마음은, “진짜 맛있다.” “와, 그 가격의 금액을 받을만하다.”라는 감탄의 말이었다. 가게 점주가 왜 그렇게 높은 월세(?)에도 불구하고, 증축 건물의 1층에 자리잡은 근거를 알 수 있었다. 필자는 그 빵집의 빵 굽는 분을 “Pro-Patisserie(전문 제과. 제빵사)”라고 부르기로 했다. 정년(停年)의 시기가 멀리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다가, 병원 측으로부터 그 시기를 통보받고, 참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함을 느끼게 되었다. 사실, 필자와 같은 ‘임상교수’들은 ‘정년’이라는 용어보다는 ‘계약만료’라는 표현이 적합할 듯한데, 병원 측의 표현상의 배려로 그리 표현해 준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떠오른 생각이 필자는 ‘학자(學
필자는 지난달 두바이에서 개최되었던 Pan Arab 근관치료학회에 참석하였다가 실로 오랜만에 전통적인 강의를 들었다. 전통적 주제이지만 새로운 생각을 갖게 하면서 우리나라의 보험 정책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다. 강의 주제는 아말감이었다. 아말감을 국제 학회에서 다룬다고? 아말감을 지금 사용하라는 것이 아니고, 최근 미나마타협약 총회에서 다루어진 내용 때문에 그와 관련된 주제발표를 듣게 되었다. 최근 국내 학회에서도 치협을 통한 의견 조회를 받아보기도 하였지만 이제 아말감은 역사의 뒤로 완전히 넘어간 역사 속의 재료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2022년 3월 제4차 미나마타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치과용 아말감의 절대적인 사용금지 규정을 명확히 한 듯하다. 그 주 내용은 두 가지이다. 치과의사가 대량 형태의 수은을 사용하는데 예외를 두거나 허용하지 않는다. 환자의 치료에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15세 미만의 환자와 임산부 및 모유 수유 여성의 치과 치료에 아말감 사용에 예외를 두거나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명문 규정 하에서는 어떤 치과의사도 아말감의 선택을 주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5년 후 신경계 질환이 생겼을 때, 과거 아말감 치료에 대한
축구로 온 나라가 들썩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시즌입니다. 월드컵은 축구팬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지구촌 축제입니다. 바야흐로 20년전인 2002년, 우리나라는 일본과 제17회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였습니다. 이는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개최와 함께 대한민국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축구는 우리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스포츠가 되었습니다. 축구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대중적인 스포츠 종목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스포츠로 치부하기에는 축구는 특별함을 가집니다. 축구 경기는 부국이나 빈국, 사막이나 고지대, 그 어디서나 공 하나와 골대, 편평한 땅만 있으면 개최될 수 있습니다. 상대팀의 골대에 우리팀의 골이 들어가면 득점한다는 경기 룰도 단순하여, 누구나 쉽게 몰입하여 선수와 팀을 응원할 수 있습니다. 월드컵 같은 국제경기에서는 11명의 선수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전사들이 되고, 국민들은 온 마음을 모아 이들을 응원합니다. 축구의 근원에 대한 설은 다양합니다. 사실 축구와 유사한 형태의 놀이 문화는 고대부터 세계 곳곳에서 발달하였습니다. 국제축구연맹(Federation international de foot
지난 2022년 11월 17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고등학교 졸업에 준하는 학력을 가진 수험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 및 전공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받기 위해 공통의 시험문제를 풀고, 성적에 따라 순위 등급을 매기는 이 시험은 대학 입시와 직결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겐 삶의 그 어떤 이벤트보다 중요한 날이었을 것이다. 필자에게도 치열하고 간절했던 수능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고, 당시의 노력과 운이 따라준 덕분에 지금의 모습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부디 지금 받아든 당신의 성적표가 당신을 가치있는 소중한 삶으로 이끌길 소망한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작금의 현대 사회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대한민국에서 치과의사가 되고자 한다면, 6년제 치과대학(8곳), 7년제 치의학전문대학원(3곳), 그리고 일반 종합대학의 학사 졸업 후 4년제 치의학전문대학원(3곳)을 진학해야 한다. 매년 입학 정원은 약 800명 정도이다. 필자가 속한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은 고등학교 졸업자가 입학하여 3년의 학사과정을 마친 후, 4년의 치무석사과정으로 졸업하는 코스(정원 40명)와,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입학하여 4년의 치무석사과정
지난 2022년 10월 29일 밤 10시경 서울 이태원 해밀턴 호텔 옆 좁은 길에서 무려 150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너무나 황당하게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간 코로나로 즐기지 못했던 젊음을 만끽하기 위해 할로윈을 핑계로 즐겁고 들뜬 마음으로 나왔을 이들이 그 좁은 골목에서 단 10여분 만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하늘의 별이 된 것이다. 희생자 대다수는 이제 갓 자신의 인생을 그려나가기 시작했을 우리의 미래인 소중한 젊은이들로서 자신의 그림도 미쳐 완성해보지 못한 채 순백의 도화지에 큰 여백을 남기고 떠난 것이다. 그 소중한 이들의 허망한 죽음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이를 이용하려 다시금 설왕설래하고 있다. 의도적인 건지 아니면 무지에 의한 단순 객기인지 그 밀집된 군중을 아래로 밀어붙인 불상의 청년(?)들에 의해 도미노 식으로 넘어지며 순식간에 수백 킬로그램의 하중을 받으며 깔렸을 희생자들은 자신들의 생명이 꺼질 때까지 그 짧은 순간 과연 어떤 황망한 심정이었을까? 약 5년전 필자는 회식 후 택시를 타고 가다가 택시기사가 조는 바람에 길 옆의 가로수를 들이 받는 사고를 겪은 적이 있다. 동승자가 있어서 운전자 바로 뒷좌석에 앉아 있었던 필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최근 정부는 이태원 할로윈 축제 사고로 1주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었다. 찬반 논리나 먹고 사는 문제는 잠시 뒤로하고 한 송이 꽃보다 아름답고 꿈과 희망을 품고 하루 하루 삶을 살아가던 젊은이들이 어처구니 없는 인재로 생명이 꺼졌다는 것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이어령 선생은 생전에 썼던 마지막 책에서 “나는 타인의 아픔을 잘 모르고 삶을 살았었다”고 겸손하게 회고 하였다. 그러면서 사랑에 대하여 논하기를 그는 타인의 절대성을 인정하는 게 사랑이고, 그 자리가 윤리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또 그에게 살면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물었을 때, 그는 먼저 보낸 딸에게 살아 생전에 꼭 필요했던 순간에 “미안하다. 사랑한다.” 말해주지 못한 것이라고 하며 눈물지었다. 결국 내가 아닌 존재에 대한 절대성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이 삶을 마무리해 가던 한 노학자의 큰 가르침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말한다. “영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에서 참혹한 전쟁터의 청년들이 죽어 나가지만 그렇게 전쟁을 치루던 어느 날 최고사령부의 공식 발표에서는 ‘서부전선 이상 없음’이라고 나온다. 거기선 백 명 이상 죽으면 이상이 있지만, 한 사람이
치과 진료지원(보조)인력이 많이 배출되었음에도 치과 구인난은 갈수록 악화 일로다. 약 8만명의 치과위생사 중에 3만5천명(43%)이, 의료기관에 근무 중인 28만명의 간호조무사 중에 1만8천명(6.4%)이 치과에 근무하고 있다. 여기서 치과의료기관의 90%를 차지하는 치과의원에 근무하는 치과위생사는 대략 2만명이기에 18,051개(2020년 기준) 개원 치과 당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는 대략 1명꼴로 근무함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치과위생사 없는 치과의원도 30%에 이른다는 점이다. 지나온 집행부마다 지속적인 해결노력을 해 왔지만, 홍수 속에 마실 물이 없듯이 지금까지의 어떤 해결책도 희망고문 이었을 뿐 백약이 무효한 상태였다. 이에 필자는 치과 진료보조인력의 양성과 수급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문제점을 짚어 보면서 그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하였다. # 치과조무사 제도의 교육적 검토 치과위생사가 담당하는 주 업무는 구강위생 관리 및 교육이다. 하지만 정작 전체 진료 시간의 대부분을 치과의사의 진료지원(보조)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치과위생사 양성 취지에 맞지 않다. 이제는 치과진료의 특수성에 맞는 진료보조인력을 양성하여 치과위생사의 주 업무 시간을 60% 이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