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제일 바쁜 12월의 한가운데 열린 공청회, 참석자가 많을 거란 생각은 애초에 접었지만 이건 완전히 그들만의 공청회였다. 주제가 인턴제 폐지에 관한 공청회였으니 개원가는 당연히 관심이 없었을 것이고, 주제 발표자 2인과 패널 토론자 5인, 사회자를 포함한 협회 관련 임원 몇 명, 그리고 학교 교수들 몇 명. 청중보다 토론자가 많은 셈 이었다. 인턴제 폐지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전공의나 학생들이 좀 더 참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제일 먼저 주제발표를 한 차경석 교수님(단국대학교 치과대학 교수)의 발표는 전문의제도와 관련한 가장 최근의 설문조사(제목 : 인턴제도 검토 등 수련제도 발전 방안 설문조사, 조사기간 : 2019.11.19.~25)이며, 각 직역별(치과대학생, 전공의, 전문의, 전속지도전문의)로 설문을 취합하고 응답자수도 많아, 나름 의미 있는 설문 조사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설문조사의 결과가 의미하는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결과의 통계만 내놓았고, 제도 개선 방향을 일부 제시 한다고는 했지만 이미 발표자 스스로 인턴제 폐지를 전제로 한 발표여서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설문조사의 통계를 가지고 필자 나름의 분석을 해 보았다.
본지는 치과 의료사고 예방 및 의료분쟁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치과 감정사례를 매달 한 차례씩 연재합니다<편집자 주>. 사건개요 좌측 상악 사랑니(#28) 발치 계획으로 #28 치아 발치 중 제2대구치(#27)의 동요 및 정출로 #27 치아도 함께 발치 후 재식립 되었고, 이후 타병원에서 근관치료를 받은 건으로, 사전 설명 및 동의 없이 #27 치아를 발치하고 재식립하여 근관치료를 받게 되었으며, 추후 임플란트 식립 가능성을 듣고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의료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하였음. 치료과정 신청인(여/24세)은 피신청인 의원 내원하여 #28 치아가 볼에 닿아서 불편하다고 호소하였으며, 치은염, 정출, 부분 매복 진단 하 #28 치아 발치 중 #27 치아 동요 및 정출되어 #27 치아 발치 후 재식립술 시행 받음. 다음날 신청인은 피신청인 의원 내원하여 진료내용, 향후 치료 계획 등 설명 받음. 2일 뒤 타병원 치과보존과 내원하여 임상검사 상 #27 치아 동요도(-), 타진(+), 전기치수검사(-), 교합면 치아 우식, 방사선 검사 상 치조골 파절(alv. bone fx)이나 치주인대 확장(PDL widenin
2019년 2월에 개봉한 ‘증인’이라는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1600만 관객을 동원했던 ‘극한직업’에 밀려 누적 관객 수가 250만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변호사역을 맡았던 정우성은 백상 예술대상을 받았고 청룡영화상에서는 남우주연상을 받을 만큼 인정받은 영화이고 자폐아 역을 맡은 김향기 연기 또한 수준급이다. 이 영화는 살인 사건이 주된 내용이지만 사람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 듬뿍 배어있고 특히 자폐아의 입장에서 바라본 현실을 보게 하는 여운이 남는 영화 중의 하나이다. 영화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양순호’(정우성)는 과거 민변에서 오래 활동했으나 세상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 세상의 벽을 느끼고 좌절하며 사람들이 그리 선량하지만도 않다는 것, 바꾸려고 애를 쓰고 뛰어다녀봤자 실은 별반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돈을 벌고 성공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빠진 상태에서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큰 기회가 걸린 사건을 맡게 된다. 집주인인 노인이 사망한 사건에서 살인 용의자로 지목받은 가정부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변호사로,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증인으로
몇 년 전, 한 여학생이 치아우식증을 주소(主訴, Chief complaint)로 필자의 치과의원에 혼자서 내원한 적이 있었다. 기본적인 구강검진을 하고 치료계획을 세운 다음 진료비 총액까지 산정해 주었다. 하지만 어린 학생이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 아무런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이렇게 얘기를 해 주었다가 필자는 순간적으로 무언가에 얻어맞은 것 마냥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ㅇㅇ야! 진료비가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엄마한테 여쭤보고 결정한 다음에 와서 치료받자~~”라고 얘기를 해 주었는데, 대뜸 이 여학생은 고개를 떨구면서 “저 엄마 없는데요!”라고 답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 학생에게 내가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누구나 엄마 없이 이 세상에 오는 사람이 없으니… 이 학생의 나이에 나는 엄마가 계셔서 엄마의 결정에 전적으로 따랐었던 경험을 그 여학생에게 그대로 요구했으니 지금 생각해도 면목이 없다. 하지만, ‘엄마에게 여쭤보라’는 의미는 통상적인 최종결정권에 대한 위임의 의미로 이미 한국사회에서는 널리 통용되는 단어이지만, 무심코 던지는 나의 언어습관이 어떤 이에게는 커다란 상처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2019년 현재
이를테면 전철역 화장실이나 공중전화 부스 같은 곳에서 가방을 발견한다. 가방 안에는 고액권이 꽉 차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망설임은 있었겠으나 신고를 하고, 그 가방을 주인에게 돌려주고, 드디어 미담의 주인공이 되어 매스컴에 그 이름이 오르내리게 된다. 이런 행운을 얻으려면 그 사람의 품성도 품성이지만 우선 물건의 발견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데 그런 기회란 좀처럼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확률과의 싸움이다. 유독 이런 행운과는 거리가 멀어 500원짜리 복권 1번 당첨이 되지 못한 나이지만 2번 분실물을 발견하는 기회가 있었다.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아들이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지 않았을 때이니 꽤 오래 전의 일이다. 아들과 함께 사우나에 갔었다. 나는 위쪽 옷장을, 키가 작은 아들은 아래 쪽 옷장을 차지하고 막 옷을 벗으려는 데 아들이 소리쳤다. “아빠 이게 뭐예요?” 아들의 옷장 구석에 지갑과 금빛 시계가 있었다. 두툼한 고급 가죽 지갑과 소위 말하는 로렉스 금딱지 시계였다. 은근히 욕심이 나기는 했지만 어린 아들이 보는 앞에서 그 욕심을 채우는 것은 너무 비교육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우나의 종업원을 불렀다. 종업원 2명이 달려왔다. 나는 습득
‘만수르의 나라’로 많이 알려진 아랍에미레이트는 7개의 토후국이 연합하여 만든 연합 국가이다. ‘아랍권’의 나라라는 인식 때문일까, 나에게 아랍에미레이트는 낯설고 약간은 두려운 나라였다. 그러던 중 2018년 CONS ASIA 학회가 아랍에미레이트 샤르자(Sharjah)에서 개최되어 작년 12월 아랍에미레이트를 다녀오게 되었다. 두바이 공항에 내리자마자 든 생각은 화려하다는 것이었다. 공항 규모가 어마어마할 뿐 아니라 공항 내부 인테리어도 ‘만수르의 나라’ 답게 부유함이 느껴졌다. 또 뉴스에서나 봤던 전통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에 내가 정말 두바이에 도착했다는 실감이 들었다. CONS ASIA가 개최된 샤르자(Sharjah)는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아부다비, 두바이 다음으로 제일 큰 토후국으로 문화적 도시라고 불린다. 우리가 참여한 CONS ASIA는 샤르자 교육단지 내에 위치한 University of Sharjah에서 개최되었다. 아랍에미레이트에서 개최된 만큼 아랍권에서 보존학을 전공한 많은 분들이 참석했고, 세계적으로 유명하신 연자분들의 강의로 채워져 유익한 시간이었다. 학회장에서 보낸 첫 2일 동안 샤르자 치과대학의 학생, 교수님들과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