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총 결과 아쉽지만 찬반 대의원 표심 모두 존중”

2023.12.13 17:27:08

창간 57주년 특집 인터뷰 - 박태근 협회장
‘디지털 치의신보’ 기반으로 언론 선도하는 ‘등불’ 되길


창간 57주년을 맞은 치의신보가 발행인인 박태근 협회장과 만나 최근 주요 현안에 대한 견해와 언론의 책임 및 역할에 관한 생각들을 듣고 지면으로 옮겼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1일 치협 회관 내 협회장실에서 진행됐다.<편집자 주>

“정관 위배사항은 단호히 대처해야 총회 권위 살아

 중요한 시점에서 대외 업무 중단된 것 사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집행부 역량 펼칠 각오”


Q. 33대 집행부 출범 8개월이 지났다. 어떤 생각과 자세로 회무에 임하고 있는지?
 

출범 직후부터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위해 전력 질주해 상임위 통과라는 성과를 내고, 세계치과의사연맹 총회에 다녀온 직후 경찰 압수수색과 공중파 방송 여파로 몇 개월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이제는 가야 할 길이 명백하고 뚜렷하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힘들게 풀어가야 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일희일비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가야 할 길을 가겠다.

제가 위기를 기회로 삼는 인생을 살아왔고, 그 같은 위기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펼쳐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그런 자세로 회무에 매진하고 있다.
 

Q. 이번 임총 결과에 대한 평가와 대의원 표심에 대한 생각은?

이번 임총의 의미는 앞으로의 회무 방향성을 대의원들이 결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임총이 급박하게 정해졌고,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2/3 이상의 대의원들이 출석해 회원들을 대표하는 역할을 분명히 해주셨다.

우선 찬성표를 던진 대의원들은 여러 힘든 상황 속에서도 제가 회무를 멈추지 않고 계속해야 하는 이유라고 본다. 협회를 변화시키고 개혁해 바로 설 수 있도록 열망하는 분들로, 매우 소중하고 고마운 분들이다.

아울러 반대한 대의원들의 표심 역시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 다만 제가 적극적으로 나설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임총의 의미를 그분들께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지 않느냐는 아쉬움은 남는다. 

만약 불신임안이 통과됐다면 대외 업무 자체가 마비된 상황에서 저나 유관단체 모두 다시 만날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아쉬운 결과다. 

아울러 최고 의결기관인 대의원총회에서 총회 결정이나 정관을 위배한 사항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협회의 권위, 대의원총회의 권위가 산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또 한 번 아쉽다. 
 

Q. 임총 이후 회무 방향에 대한 구상은? 
 

정말 중요한 시점에 대외 업무가 중단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모든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회무가 끝난 게 아니다. 이제 임기 8개월 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회복할 수 있는 날들이 많다.

단기 및 중·장기 계획, 플랜 A, B, C를 가지고 그에 따라 회원들을 위해 결과적으로 회무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어려운 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해 나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회무에 매진할 것이다.
 

Q. 지난 8개월 동안 의미 있는 성과들도 많았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안의 경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초 통과 및 설계비 정부 예산 반영이라는 가시적 성과가 있었다. 또 국민의힘에서는 내년도 노인 임플란트 건강보험 지원을 현행 2개에서 4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지역보건법이 통과돼 치과의사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며, 불필요한 규제로 지적받아왔던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 주기가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변경됐다. 아울러 박영국 총장이 한국인으로서는 25년 만에 FDI 재정책임자로 당선돼 한국 치과계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도 있었다.

이 같은 성과들이 나온데는 저도 물론 열심히 뛰기는 했지만 협회 및 지부 임원을 비롯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준 분들이 많다. 저의 성과 이전에 우리 협회와 회원들의 결과물인 만큼 그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Q. 가시적 성과를 보이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의 경우 향후 전망은?
 

최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을 논의 중인데 어떻게 굴러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낙관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올해 안으로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만약 올해 안으로 통과되지 않았을 경우 22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속도를 내 내년까지는 꼭 통과되게끔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미 한 번 진행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좀 늦어진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Q. 최근 치대 신설(증원)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
 

그 동안 뚜렷한 액션은 하지 않았지만 늘 주시하고 있던 부분이다. 조심스럽게 두고 보고 있었던 이유는 섣불리 대응하는 것 자체가 여론의 중심에 설 수도 있고 그럼으로 해서 여론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치대 학장, 치전원장님들의 의견을 들어봐도 이구동성으로 증원, 증설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정부에서도 치과대학은 포화 상태라고 인식하고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관망하는 상황이고, 만약 여론이나 정부의 움직임이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판단되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막을 수밖에 없다. 치과계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부작용들의 원인이 치과의사 공급 과잉으로 인한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오직 회원들에 도움 잣대로 치과계 공기 역할 충실하길 
 변수 많지만 치의학연구원 설립 기대감 갖고 있어
 치의 보건소장 임용 법적 근거 마련과 함께
 국회 등에 임플란트 4개 확대 공감대 형성 큰 성과”


Q. 의료인 면허취소법에 관한 대응 방향은?

최근 성폭력,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으로 의료인 면허 취소의 사유를 제한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다만 치협으로서는 21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해 헌법 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물론 적격심사를 통과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회원들이 위축될 수 있는 악법인 만큼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의의 피해자가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 협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Q. 2025년 창립 100주년의 의미와 준비 상황은?
 

창립 100주년 준비위원회가 이미 구성돼 가동되고 있다. 개최 예정 장소인 코엑스 대관이 최종 확정되면 학술대회 규모, 전시 부스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이다. 우선 전 국민에게 치협이 100주년을 맞았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부서와 치기협, 치위협, 간무협, 해외 치과의사들까지 100주년이라는 큰 가마솥에 용광로처럼 녹아서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를 마련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역할이다.

훌륭한 선배님들의 100년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기획이나 사진전, 그리고 치과의사 회원들이 자축할 수 있도록 열린 음악회나 기념우표 발행 등의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세계 치과의사들이 치협과 100주년을 함께 하면서 K-dentistry 및 치과 산업을 만끽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그런 국제적인 행사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역량을 우리 협회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창간 57주년 치의신보, 어떤 역할과 소명을 담보해야 하는가?
 

치과계를 이끌어 나가는 삼두마차 중 하나가 바로 치과계 언론이다. 어두운 부분을 밝게 만드는 역할을 언론이 해 나가는 것이다.

치의신보의 경우 직접 발로 뛰면서 현장에서 취재를 한다. 지부 행사를 취재할 경우 취재기자의 역할 뿐 아니라 지부에서 회무를 하는 분들과 협회를 아우를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오직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잣대로 개원가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기사로 정리하고 새로운 술식 및 재료들을 소개하면서 치과계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디지털 치의신보를 론칭해 치과의사 회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는 만큼 고마운 마음과 함께 앞으로도 치의신보가 치과계 언론을 선도하는 등불 같은 역할을 해 줬으면 하는 당부를 전한다.
 

Q. 새해 목표가 있다면? 또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힘닿는 데까지 협회를 변화시키겠다. 회원들로부터 멀어져가는 협회를, 회원들에게 다가서고 끌어올 수 있는 협회로 만드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특히 젊은 후배 치과의사들과 소통해 기득권 위주로 흘러가는 회무가 아닌 5년, 10년 미래를 내다보는 회무를 할 수 있는 노력들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각오다.

아울러 제가 결코 포기하지 않고 힘든 상황을 버텨 건강한 회무 토양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우리 회원들의 관심과 성원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 주길 바란다.

윤선영 기자 young@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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