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세균 연구 20년 외길, 국제무대 빛내다

2024.04.24 19:54:43

국중기 교수 연구팀, 네이처지 발표 쾌거
치주질환 원인균과 대장암 관계 최초 규명

구강 세균 연구 외길 20년. 그 연구 성과가 세계에 빛났다.

 

국중기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치주 질환 원인균과 대장암의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가 지난 11일 세계 3대 과학 저널로 손꼽히는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되는 쾌거를 거뒀다.

 

국 교수는 지난 2001년부터 한국인의 구강 세균을 분리‧동정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2005년부터는 ‘한국구강미생물자원은행’ 은행장으로서 한국인 유래 구강세균을 확보 및 보존해 국내 생명연구자원의 양적‧질적 증대에 기여했으며, 2021년부터는 질병관리청의 지정에 따라 ‘구강세균병원체자원전문은행’을 운영하는 등 구강 세균 연구에만 20년 열정을 쏟아왔다. 이번 네이처지 등재는 이 같은 노력의 값진 성과라는 평가다.

 

‘A distinct Fusobacterium nucleatum clade dominates the colorectal cancer niche’를 제호로 한 이번 연구에는 미국, 이탈리아 연구진이 동참했다. 이를 통해 국 교수 연구팀은 치주질환의 원인균인 ‘퓨소박테리움 뉴클레아튬(Fusobacterium nucleatum)’의 4가지 아종 중 ‘애니말리스(animalis)’와 대장암과의 상관관계를 밝혔다.

 

구강에 주로 서식하는 퓨소박테리움 뉴클레아튬과 대장암의 관련성이 높다는 것은 앞선 연구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 교수 연구팀은 퓨소박테리움 뉴클레아튬의 4개 아종 중 대장암 발병과 관련성이 높은 아종을 판명하고자 했다. 또한 구강에서 대장까지의 이동 경로, 대장암 발생 방식 등을 밝히고자 했다. 이를 위해 국 교수 연구팀은 구강과 대장암에서 균주를 모아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 병소에서 대부분 퓨소박테리움 뉴클레아튬의 아종인 애니말리스(Fna)가 분리되는 것을 목격했다. 이후 Fna 균주들의 유전자를 분석해 Fna가 Fna C1과 C2의 2개 군으로 나뉘며, 대장암 병소에서 분리된 균주들은 대부분 Fna C2 군에 속하는 균주라는 것을 밝혔다. 또 반면에 암이 없는 구강에서는 Fna C1과 Fna C2 균주가 비슷한 비율로 분리된다는 점도 확인했다. 즉, 대장암 발병에 Fna C2 균주가 주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규명한 것이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학계 최초의 결과다.

 

또 이를 증명하고자 국 교수 연구팀은 다발성 장 종양 모델 생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을 펼쳤다. 그 결과, Fna C1 균주를 먹인 생쥐에 비해 Fna C2를 먹인 생쥐의 대장에서 선종(adenoma) 생성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이에 대해 국 교수는 “이번 연구로 Fna C2 균주가 다른 아종과 달리 높은 산성을 극복하고 대장까지 생존해 이동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또한 Fna C2 균주를 먹인 생쥐에서 산화형 글루타티온(GSSG) 비율이 3배 높았으며, 항산화작용에 관여하는 환원형의 글루타티온(GSH) 파괴 산물인 5-oxoproline이 높게 검출됐다. 즉, Fna C2 균주로 인해 대장 조직 세포가 산화 스트레스를 받아, 염증 및 암 진행 가능성이 증가됐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 교수는 “이번 네이처지 등재에는 공동 저자인 박순낭, 임윤경 연구교수와 김미광, 유소영, 김화숙 박사의 공헌이 컸다. 또 한국연구재단 연구소재지원사업을 포함한 여러 국비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 한국인 유래 구강 세균의 특성을 분석한 ‘한국구강세균도감’을 집필해, 미래 연구자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천민제 기자 mjreport@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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