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 신뢰는 ‘I am 최저가에요’?

2024.05.08 15:06:00

Editor Column

“I am 신뢰에요” 
작년 가을 미국 유학파, 숨겨진 재벌 3세를 자칭한 희대의 사기꾼 전청조와 펜싱 전 국가대표 남현희의 결혼 발표 및 취소 소동과 연이어 밝혀진 전청조의 엽기적인 사기행각은 한동안 메인 뉴스를 차지했다.


한 유튜버가 공개한 윗 문장은 한국어가 서툰 것처럼 보이기 위해 영어와 섞어 쓴 메시지 글이다. 영문의 주어 동사 서술어(목적어) 어순에서 어긋나 있고 한국어 문장에서도 오류가 발견되어 그(그녀)의 국어 문해력 조차 의심되지만 인터넷 밈(유행어)이 되어 기업들의 마케팅 카피로도 쓰였다.

 

전씨의《신뢰》는 사기 범죄자가 상대방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쓰는 접근단계의 미끼 같은 것이다. 선물이나 지나친 호의를 베풀어 가스라이팅 시키는 것을 신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인간 관계에서의 신뢰는 인간이 상호작용을 하는 데 기본 바탕이 되고 안정감을 심어주고 연대감을 강화시킨다.


디지털 영역에서의 신뢰는 어떤 요소 때문에 형성될까? 정부나 은행처럼 여러 보안 단계를 거쳐 안전하다라고 느끼기 때문에 신뢰하기도 하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아야 찐신뢰가 형성된다. 일상생활에 디지털이 깊숙이 들어온 한국에서 최저가나 금전적인 인센티브 제공 대가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시민들은 쉽게 본인정보(성함, 전화번호, 빠진 치아 개수)를 제공하는데 제공된 DB는 어딘가에 팔려 나가고 이익을 추구하는 업체에 공유된다.

 

30년 전에 후란시스 후쿠야마가 본 한국은 독일, 일본의 고신뢰사회와 달리 중국과 비슷한 저신뢰사회라고 하였다.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사회에서 기업은 패밀리 승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사회, 국가로 확장된다 하더라도 상호신뢰가 낮기 때문에 곤란을 겪는 경우가 오히려 허다하기 때문이다.


한전이나 LH처럼 정부의 모랄헤저드로 인해 신뢰가 저하되고 가치창출보다 가치착취가 횡행하여 기업 밸류는 정부의 보증이 아니었다면 이미 사라졌어야 한다.


정치에서 지역주의가 더욱 공고화 되어 있는 것은 개방적 상호신뢰가 낮기 때문이다.


사회적 간접자본인 신뢰가 높은 사회는 시민들이 조직과 구성원에게 빚(은혜)을 졌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은 신뢰가 부족하니 조직내의 결속이 깨지면 조직에 대해서 죄책감이 생기는게 아니고 조직을 향해 분노와 배신감을 느낀다고 한다. 친목회를 결성하고 어떠한 연유로 모임이 깨졌을때 친목은 커녕 원수가 되는 경우가 그 예다.

 

재무적 자본과 지적 자본이 충분해도 사회적 자본인 신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고 후쿠야마 교수는 강조했다. 한국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다.
 
개원가의 상호 신뢰를 깨뜨리는 치과들의 불법광고 패턴은 한결같이 초저가를 내세우고 있다. 자유경쟁 체제에서 비급여 진료 수가를 두고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다. 전화번호를 취득하여 무차별적 전화 마케팅, 한 명의 치과의사가 월 평균 1000 케이스 임플란트를 심는다든가 OO구 양심치과, 법적 근거 없는 자격 및 명칭 사용, 상장이나 감사장 이용 광고, 칭찬 글 일색인 후기, 이벤트 할인가 적용기간이 실제적으로 1년 내내인 것은 광고대행 업체가 권유하는 광고 방식이다. DB 한 개당 4~6만원 받고 치과 환자를 사고 파는 신종 사무장치과는 다크패턴기술을 교묘하게 사용하여 환자를 기만하고 악용하기까지 한다. 무차별적으로 심어댄 임플란트의 유지 관리와 A/S는 누가 감당할 것인가?


자연치아 살리기에 대부분의 일과를 보내는 치과의사는 바보인가?


대규모 자본이 배후에 있는 불법광고 치과들은 건보재정을 갉아먹고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자연치아 살리기 운동은 이미 빛바랜 누런 포스터가 되었고 대다수 성실한 회원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치과계 개원 생태계의 뿌리가 썩어가고 있다.


프로패셔널의 최소 직업윤리를 넘어서는 행태는 비판받고 법적 제재를 받아야 한다.


치협에서 2024년 3월 12일에 개정 발표한 치과의사 윤리헌장과 치과의사 윤리 지침의 준수 여부는 치과의사들의 신뢰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전문집단에 대한 공중의 신뢰는 환자 복지, 환자 자율성, 사회 정의, 신뢰관계의 원칙하에 치과의사의 의무를 다해야 탄탄해진다.


불법광고 치과들에게는 딴나라 얘기로 들리겠지만 더 이상 치과계의 신뢰가 무너지면 치과계의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전방위적 정화운동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공정경쟁을 외치고 자발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불법의료광고 근절운동 단체는 치과계의 신뢰 회복을 애타게 외치고 있다. 모든 선랑한 회원들은 본인을 위해서, 후배들을 위해서, 치과계 미래를 위해서 분연히 일어설 때다.
We trust you.

이석초 치협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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