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의 습격

2022.07.06 15:13:16

스펙트럼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일까요 인건비 상승 때문일까요? 키오스크가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왠만한 주문이나 계산을 인간에게 할 기회가 매우 적어졌습니다. 쇼핑, 택시, 음식배달까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스마트폰도 하나의 모바일 키오스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키오스크는 신문, 음료 등을 파는 작은 매점을 뜻하는 영어단어였지만, 기술의 발달로 자동화된 무인 단말기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무서울 정도로 빠른 과학 기술의 발전 속도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정신없이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아니 곧 다가올 가상세계의 습격은 아직 상상하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별똥별이 꼬리를 남기듯 키오스크 세상으로 가는 길에서 여러가지 현상들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한 작은 카페에서의 일입니다. 지인이 키오스크로 테이크 아웃 아이스 라떼를 주문하였습니다. 원두를 고르는 옵션이 있는 키오스크였습니다. 주문을 하고 난 뒤 점원은 습관적으로 다크 원두를 갈기 시작하면서, 그 때서야 지인에게 다크로 주문하셨는지 확인하였습니다. 지인이 잘 기억 못하겠다고 하자 그때서야 주문서를 확인하며 다크로 하셨다면서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을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한 대형 아이스크림 가게에서의 일입니다. 31가지 맛으로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에 100가지 맛을 자랑하는 지점이었습니다. 겨우겨우 키오스크로 주문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직원이 다시 불러서 주문을 확인하고 매장에 없는 제품이 있다며 주문을 수정하였습니다. 진동벨이 울려서 가보니 제 주문이 아니였으며, 3차 시도에야 겨우 아이스크림 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러 들어가기전 팝콘과 음료수를 키오스크로 주문하였습니다. 포인트 적립까지 우여곡절 끝에 겨우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매점에는 좁아 보일 정도로 점원 수가 많았으나, 우왕좌왕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일을 왜 하는지 궁금할 따름이었습니다. 사회 변화 초기에 오는 정착기인지, 비효율의 극치인지는 아직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1, 2차 산업혁명은 생산의 혁명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서비스 혁명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ICT, AI 등이 산업 전반에 미친 발전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범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받던 서비스의 변화일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혁명은 달콤한 과실을 주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먼저는 제가 봤던 것 같은 시행착오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발전사는 그것이 개인이든, 사회든간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해온 것은 자명합니다. 두번째는 소외계층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빠른 사회변화에 발맞추어 따라갈 수 없다면, 손해를 보지는 않더라도, 혁명이 주는 열매를 공유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서울을 보면서, 그저 빨리 돌아가는 회전목마가 아닐까 하는 감상적인 회의에 빠져듭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렇게 빨리 돌아가는 건지 본질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치과계에서도 “크게”, “많이”, “빨리”만이 중요 단어가 된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규모가 커지고 유명해지는 것에 정신이 팔리기 보다, 키오스크가 어려운 내 앞의 할머니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할 시대가 아닌가 돌아보게 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항진 사랑이 아프니 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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