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저출산이 울리는 경종(警鐘)

2022.08.17 16:15:34

시론

국가에서 발표한 가장 최근의 대한민국 국민에 의해 발생된 출생 통계를 보면, 2020년 총 출생아 수는 27만2,337명으로 전년(30만2,676명)보다 30,339명(10.0%)이 감소되었다(그림 1). 사실 대한민국이 저출산 시대에 접어든 것은 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다. 우리나라는 20세기 들어 위생환경이 개선, 감염질환에 대한 치료, 의학기술의 발달, 이에 발맞춘 보건의료 정책이 펼쳐지며 사망률은 감소하였다. 19세기-20세기 중반까지는 피임에 대한 정보나 약, 도구도 부족하였고 아이를 많이 낳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시절이었으며, 아이는 현재와 미래의 노동력으로 치부되어 주요 경제자산으로 여겨졌다. 특히 1960년대 전쟁이 끝나고 생활이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한 집당 아이는 5~8명 정도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정부는 적정한 인구수를 유지하기 위해 인구억제정책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때 정부가 대표적으로 내세운 가족계획 구호로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가 있었다.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캠페인을 통해서 국민의식 전환에 애쓴 시절이었다(그림 2).

 

 

 

1970년대에는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라는 구호가 등장한다. 이전에는 유교문화와 왜곡된 사회의식 등의 영향으로 오직 아들을 낳을 때까지 딸을 낳는 가정도 있었다. 새롭게 제시된 정부의 구호는 남아선호사상으로 대표되는 남성 중심 사회인식과 전통에 큰 변화가 일어났음을 보여준다. 또한 정부는 국민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 가족계획을 이행하는 가정에 대해 여러 실질적 지원책을 펼치기에 이른다. 세 자녀 이하까지 각종 세제혜택을 제공하였고, 두 자녀를 둔 가정에서 불임수술을 시행 시 공공주택입주 우선권을 부여하였으며, 가족법을 개정하여 여성 상속권을 인정하였다.

 

1980년대에는 본격적인 소가족화 또는 핵가족화가 이루어졌다. 대가족은 3대이상으로 이루어진 가족으로 조부모와 부모 또는 형제 자매가 아이를 함께 기르는 것이 가능하다. 다산은 농경사회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소가족은 부모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의 형태로 부모가 아이의 양육을 전담하게 된다. 재택근무 개념이나 실질적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경제활동을 하려면 부모는 집 밖을 나가야 했고 양육할 시간은 부족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과 산업화는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단기간에 폭발적인 속도로 일어났다. 따라서, 부모의 사회 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회적 제도와 의식이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변화하지 못한 채 대한민국은 1980-1990년대를 통과하였다. 산업화와 지식정보의 보편화에 기반하여 사회 구성원의 평균 학업기간이 길어지고,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는 동시에 여성과 개인의 행복과 건강이 중요하게 여겨지게 되면서, 또한 도시의 거주비, 집값의 상승, 양육비·육아 부담이 증가하게 되어 출산율은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다. 급기야 출산 분위기를 장려하는 ‘아이가 희망이다’, ‘하나는 부족합니다’는 구호가 등장하였다. 2000년대 이후로는 저출산의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한 국가와 사회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2022년 현재 OECD 36개 국가 중 출산율이 0명대인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면서 국가에서 인구는 더욱 중요해졌다. 국가의 유지와 번영에 적정한 인구 규모가 중요하고,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국가 존폐를 결정지을 수 있으며, 인구가 증가하는 국가에 미래가 있다고 본다. 사실 출산율 저하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주변의 중국과 일본도 인구가 줄고 있고, 강대국 중에서는 인도와 미국 정도만 인구가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의 피로감이 극도로 누적된 것이 주요 원인이지 않을까? 출산율의 반대는 사망률이 아니라 자살율이다. 출산과 자살은 진화적 적응의 대척점에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OECD 평균 자살률의 2배를 기록하며, 36개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수년째 연속 기록하고 있다. 경쟁과 피로감으로 채워진 대한민국, 현재와 미래의 인구 문제를 과거의 수단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답이 없다. 과거에 머무른 정치와 제도는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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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희 경희치대 구강내과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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