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이 다른 지역 대비 많이 거주하는 서울·광역시에 오히려 치과 공보의가 배치되지 못하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이 ‘지역특성을 고려한 치과 공중보건의 활용방안 마련’을 주제로 한 공청회를 지난 11월 29일 서울비즈센터에서 개최했다.
발표를 맡은 유현준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교수는 ‘치과 의료 취약 지역 및 구강보건 취약 지역 지정 기준 공중보건 치과의사 적정 배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유 교수는 지리 정보 시스템(GIS)을 활용해 타 지역 대비 장애인·장기요양기관 입소자 등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지만, 정작 치과 공보의는 배치되지 못해 공공의료서비스 제공이 미흡한 이른바 ‘콜드스팟’ 지역을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장애인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서울·경기·인천·대전·대구 내 16개 시구가 콜드스팟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기요양기관 입소자를 기준으로 하면, 경기·인천·대전·대구 내 8개 시구가 콜드스팟으로 드러났다. 이에 유 교수는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치과공보의 중앙지역 배치 필요성을 묻는 설문을 했고, 61%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다.
현행 배치 기준에 따르면, 공보의는 군 보건소 및 읍면 보건지소에 우선 배치되고, 그 다음으로 특별시와 광역시 및 경기도 일부 지역과 인구 30만 이상 시 소재 보건소를 제외한 곳에 배치되고 있다.
박덕영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교수는 ‘공중보건 치과의사 현황 및 요구도 조사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박 교수는 치과 공보의 200여 명의 설문조사 및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 중 61%가 구강외과 진료를, 44%가 보존진료를 맡고 있으며, 업무 투입 시간은 치주 다음으로 구강외과(4.20), 보존(3.44) 순으로 길었다. 그러나 자신의 진료 역량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구강외과 34.9%, 보존 34.9%만이 ‘충분 이상’이라고 답했다.
진보형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현장 맞춤형 공중보건치과의사 직무 및 핵심 역량 교육프로그램(안)’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진 교수는 앞선 설문조사 등을 활용하며 치과 공보의 57.9%가 실습 심화 교육을 원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이에 진 교수는 체계적이고 복합적인 교육과정을 개발·관리할 수 있는 별도의 공보의 직무 교육센터가 필요하고, 양질의 교육 컨텐츠 공급을 위해 각 치과대학과의 긴밀한 협력도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 후에는 전문가 토론이 진행됐다. 패널로 김현선 치협 부회장을 비롯해 김정현 대한공중보건치과의사협의회 학술이사, 김철신 구강보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 이병진 콩세알구강건강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