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에 대하여

  • 등록 2025.10.29 16: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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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욕망(欲望/慾望):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
•욕심(欲心/慾心):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
•욕구(欲求/慾求): 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일.


흔히 ‘욕망’은 무한하다고 합니다. ‘욕심’, ‘욕구’도 무한하다고 하죠. 모두 ‘욕망’이라고 하겠습니다. 무한한 출세욕, 무한한 과시욕 등의 말들이 익숙합니다.


처음엔 별 생각 없이 저도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두 그런다고 하니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욕망과 욕심, 욕구가 결코 무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채워지거나 만족하는 순간 사라지고, 차서 넘치는 순간 부작용이 되기 때문입니다.


•만족(滿足): 마음에 흡족함. 모자람이 없이 충분하고 넉넉함.
•절제(節制): 정도에 넘지 아니하도록 알맞게 조절하여 제한함.
•한계(限界): 사물이나 능력, 책임 따위가 실제 작용할 수 있는 범위. 또는 그런 범위를 나타내는 선.


다만 ‘절제’하지 못하는 것을 욕망이 무한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욕심, 욕구가 무한하다고 보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욕망이 무한한 것이 아니라 다만 ‘절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절제’하지 못 하는 것은 ‘한계’를 모르는 것으로 자신을, 세상을 모르는 것입니다.


어떤 부족한 것이 채워지고 만족하면 즉시 욕망은 해소될 것입니다. 만족한 욕망은 실로 극단으로 치닫지 않습니다. 다른 욕망이 생길 수는 있겠지만요.


만족했고 한계에 다다랐는데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욕구가 그런 성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욕구를 지닌 사람이 잘못된 것 아닐까요? 이성이 마비된 것 아닐까요? 도파민에 중독된, 정상이 아닌 것 아닐까요?


병적인 욕망 지향으로 파멸에 이른 사례들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역사를 통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성적인 사람은 이런 사례들을 결코 모르지 않습니다.


욕구가 본능적인 것이고 절제는 이성의 힘일 수 있겠지만 실로 동물들도 만족을 압니다. 인간만, 병적인 인간만 욕구를 극단으로 밀고 갈 수 있을 뿐입니다.


노력 대비 효과는 초기에 크고 나중에 적습니다. 나중엔 결국 마이너스가 되기도 하죠. 이를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라고 했습니다. 이성적인 인간은 이런 사실들을 배워서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험을 통해 직관적으로도 알고 있습니다. 조금만 과식해도 배탈이 나는 것이 사람입니다.


절대적인 부족은 반드시 만족되어야 합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습니다. 안전한 사회가 되고 사이좋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절대적인 부족은 반드시 채워져야 합니다. 하지만 부족은 대개 상대적 비교에서 온다죠. 먼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한계 내에서 최고가 되면 되레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잘 모르면, 한계를 모르면 그때 사람이, 사람의 욕망이 무한으로 치달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정상이 아닌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욕망이 문제가 아닙니다. 방향이 문제고 방법이 문제입니다. 자본주의 시대에 특히 그렇습니다. 욕망이 무한해야 한다는 당위 명제는 자본주의의 슬로건입니다. 욕망이 무한해야, 그렇다고 해야, 그렇다고 믿어야 새로운 상품이 팔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욕망이 있고 저런 욕망도 있으니 모든 욕망을 다 추구하시라. 욕망은 무한하니 - 대상도 무한하고, 경계도 무한 하니 - 그러니 마음껏 모든 욕망을 한계 없이 추동하시라. 자본주의의 권고대로, 그렇게 사시겠습니까. 한 번쯤은 깊게 생각해 볼 일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현섭 광주지부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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