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구강보건, 이래서는 안된다 
박덕영(본지 집필위원)

  • 등록 2000.1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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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이래 처음으로 국가의 주도 하에 전국적인 구강건강실태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법에 근거한 최초의 구강건강실태조사이며 정기적으로 실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틀을 다지기 위하여 전국의 교수급 예방치학 전공자들이 검진일선에 나섰다.   전국 각처에 가가호호 방문하여 가족구성원 전원을 검진하다보니 문전박대 외판원 취급을 받기도 하고, 밤 골목을 서성이다가 수상한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하며, 계속되는 지방출장에 학교수업과 연구는 물론 가정생활에도 지장을 받는 등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검진참여 교수님들의 공통의견은, 보통사람들의 생활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구강건강수준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예전에 몰랐던 바 아니지만, 방문한 집의 열악한 생활수준에 놀라고, 직업전선에서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매일 10시가 훨씬 넘어서야 귀가하여 무너지듯 누워 눈을 붙이고, 불과 대여섯 시간 후 집을 나서야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에 놀랐다. 이러한 사람들 때문에, 지정된 피검자 중 검진할 수 있었던 사람의 비율이 65%를 넘기 어려웠다. 운 좋게 밤 늦게라도 검진이 가능했던 사람들의 구강건강상태는 어김없이 처참한 수준이었고, 단지 할 수 있었던 말, “치료를 받으셔야겠군요”는 얼마나 공허하게 방 안을 맴돌았던가. 이들은 치료받을 시간도 없고, 치료받을 의지도 추스리기 어려웠으며, 참담해진 구강건강상태를 호전시킬만한 진료비도 없다.   가까스로 의지를 세우고 어렵사리 시간과 돈을 마련하여 치과에 갔을 때, “한번 치료로는 안돼요”, “어떻게 이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 두셨어요” 등 치과에서 어렵지 않게 듣는 말들은 얼마나 절망적인 말들인가. 치과의원에 오는 환자는 주변 거주자 중 진료소비가 가능한 일부일 뿐임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치과의원에 오지 않는, 또 올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치료해 줄 수 없는 상황에서, 미래를 위한 유일한 대안은 국가의 책임 하에 소아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철저한 구강보건교육과 예방위주의 구강보건사업 전개 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책무를 수행하여야 할 공중보건치과의사 중에는 아직도 보건소나 보건지소 밖으로 나가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찾아오는 환자를 치료해 주면서 안주하는 사람들이 더 많고, 교정이나 보철, 임프란트관련 지식이나 기술의 습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이 막막한 방치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길이 무엇인지는 너무 자명하지 않은가. 우리나라 구강보건, 이래서는 안된다.건치, 수돗물 弗化사업 매진 다짐 신임회장 김인섭씨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회장 신동근, 이하 건치)는 수돗물불화사업에 박차를 가해 각 지방자치단체의 수돗물불화사업을 확대하고 정착해 나가기로 했다.  건치의 새로운 회기를 이끌어 갈 새회장에는 金仁燮(김인섭) 원장이 선출됐다. 지난 2일 건치는 건치강당에서 제13차 정기총회를 개최, 새로운 사업을 확정하고 예산 2억여원을 승인했다. 이날 총회에서 건치는 2001년은 지난 81년 진해시에서 시범 수돗물불화사업이 시작된지 2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라고 평하고 현재는 일부 반대론자와 공무원의 무사안일에 의해 불화사업이 주춤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앞으로는 불화사업의 전국 확대와 정착을 위해 가일층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치는 또 사회운동진영의 한부분으로서 추진해나갈 과제로 `교류에서 군축으로, 군축을 복지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이를 남북의 건강한 삶을 위한 구조적인 평화정착과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모토라고 밝혔다.  이날 새롭게 선출된 金仁燮(김인섭) 원장은 2000년 수석부회장을 지냈으며, 지난 86년에 조선치대를 졸업하고 99년에는 건치 서경지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한편 정기총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남북관계와 평화군축"이라는 주제로 동국대 이철기 교수를 초빙하여 강의를 들었으며, 신동근 건치회장의 수돗물불화사업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안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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