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근무자 15%가 직접적인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설문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성희롱 가해자의 절반 이상이 의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홍명옥)은 노조 산하 고대의료원, 원주기독병원, 부산백병원, 부평세림병원 등 48개 병원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등 병원노동자 16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보건노조에 따르면 응답자의 15%가 ‘성희롱을 직접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성희롱의 가해자로는 53%가 의사(교수), 14%가 환자 또는 보호자라고 응답했다.
성희롱 발생장소는 외부회식장소가 34%로 가장 많았으며 병동이 32%, 그외 수술실과 진료실이 15%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성적농담 등 언어적 성희롱과 회식이나 야유회자리에서 여직원을 무리하게 옆자리에 앉히거나 술시중을 강요하는 등의 정신적 성희롱의 발생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어 야릇한 시선으로 특정 신체부위를 훑어보는 등 시각적 성희롱, 의도적으로 여직원의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신체적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이에 병원노동자들은 현재 성희롱 예방을 위한 특별한 장치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제도적 개선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개선안으로는 ‘직장내 가해자 처벌 및 징계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29%로 가장 많았으며 ‘직장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19% 순이었다.
이 밖에 ‘직장내 성희롱 고충처리 창구 신설’, ‘남녀평등 의식에 대한 교육 강화’, ‘직장내 여성차별 제도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설문결과 성희롱의 가해자 중 의사의 비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난 만큼 성희롱 예방 교육대상자를 의사, 환자 보호자 등으로 확대 실시해야 하며 성희롱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전담기구 설치 등 제도적인 차원에서 병원 내 성희롱 규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설문결과 병원내 폭언과 폭력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도 19.2%에 달했으며 이 중 일부에서는 근무 중 폭언과 물건을 집어던지는 행위가 하루에 1~2번씩 발생한다고 밝혔다.
폭언 및 폭력의 가해자로는 의사(교수)라는 응답이 38.7%로 가장 많았으며 환자 또는 보호자 16.3%, 레지던트 14.7% 순이었다.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