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이리 날아 오너라!

2012.06.28 00:00:00

나비야 

이리 날아  오너라!


나비채집가
장 성 용 민들레치과의원 원장


주말마다 나비찾아 삼만리…100여종 채집
초등교 시절 곤충채집 꿈 30년만에 이뤄
어린이 위한 상시 전시장 꾸미고 싶어


“어린이들이 쉽게 나비를 접할 수 있도록 조그만 공간을 마련해 상시 전시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대구 동구 신천동에 위치한 민들레치과의원 장성용 원장은 토요일 진료가 끝나면 나비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다. 들판과 숲, 산, 인적이 드문 시골길 등 나비가 있을만한 곳이라면 어디라도 한걸음에 달려가 나비채집을 위한 여행을 떠나고 있다.


이처럼 나비여행을 시작한지 4년을 맞이한 장 원장은 어느덧 100여종의 나비를 수집하게 됐다. 남한에 총 199종의 나비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나비를 수집하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처음에는 가장 흔한 배추흰나비, 호랑나비 등의 나비만 잡게 됐죠. 생각보다 나비를 잡는 일이 쉽지도 않았고 계속 나비를 나타나길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렇지만 새로운 종을 발견할 때 얻게 되는 희열은 이런 어려움과 기다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인 것 같아요.”


장 원장이 이처럼 나비삼매경에 빠지게 된 것은 어린 시절 순수했던 꿈을 찾기 위해서이다. 초등학교 시절 과학선생님이 여름방학 내내 반 아이들과 함께 곤충채집을 하러 다녔는데 장 원장은 집안사정으로 인해 참여할 수가 없었다. 여느 아이들처럼 곤충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장 원장의 아쉬움은 매우 컸다.


개학 후 반 친구들이 자신이 잡은 곤충을 전시한 것에 부러움을 느낀 장 원장은 시간이 나면 꼭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20대와 30대를 공부, 수련, 개원 등의 일을 하느라 그 꿈은 계속 묻어둘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원에서 날고 있는 나비를 본 것이 수십 년간 묻어뒀던 꿈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어릴 때는 생물선생님이 돼 시골에서 곤충채집을 하며 사는 것을 꿈꾸기도 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었어요. 하지만 치과의사가 돼 그 꿈에서 점점 멀어지게 됐죠. 그러던 중 나비를 발견하며 취미활동을 위해 새로운 것을 하기보다 순수했던 시절에 하고 싶었던 것을 하자고 마음 먹으며 시작하게 됐어요.”


이렇게 시작한 나비채집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장 원장만의 노하우가 쌓였다.


“농촌마을을 가면 과수원이나 논과 밭에 제초제나 살충제 등을 뿌렸는지 먼저 관찰해요. 풀들이 노랗게 죽어있으면 나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죠. 또 마을 근처 시냇물이나 수로를 확인해서 작은 물고기나 생물들이 있는지 확인해요. 생물이 있으면 농약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곳이어서 나비 뿐 아니라 다른 곤충들도 많아요.”


또 같은 장소라도 기온이나 날씨에 따라 나비 종류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돼 항상 기상상황을 체크하며 채집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채집활동을 통해 서두르기보다 주의력을 갖고 주변을 천천히 살펴보는 습관을 갖게 돼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줄이게 됐다.


이같은 노하우로 장 원장은 4년 만에 우리나라 나비의 절반을 넘게 채집할 수 있게 됐지만 이제는 가슴 한켠에 걱정도 생기고 있다. 계속되는 현대화로 나비 종과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농촌을 가도 도로가 포장돼 있고, 농약을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치다보니 자연이 심각한 수준으로 오염되는 등 나비가 설 곳을 잃고 있어요. 올레길, 둘레길 등 사람들이 즐기는 산책로를 가면 길과 나무만 있고 생물들은 없는 죽은 자연만 볼 수 있죠. 개발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같은 날씨에 더욱 나비채집에 몰두하는 장 원장은 매년 꽃이 지는 가을이 오면 나지막히 이렇게 되뇌인다. ‘올해 놓친 나비를 내년에는 찾을 수 있기를….’


유영민 기자 yym0488@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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