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이는 아빠보다 더 자녀와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될거야!”

  • 등록 2015.06.12 13: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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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Essay-제2035번째

토요일 아침 6시 30분에 눈을 뜨기 시작한지도 벌써 2년이 넘어간다. 2013년 2월 참가한 아침 7시 30분부터 시작하는 독서 모임 토행독(토요일의 행복한 독서회)에 참가하기 위해 꿀잠을 자야 할 시간에 눈을 뜨고, 식사를 하고, 독서모임 하는 장소로 출발을 한다. 최근 내가 초대하여 참석한 후배 치과 원장을 제외하고는 각기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20명이 넘는 분들이 매주 한권의 책을 읽고 열띤 토론을 한다.

2015년 여름휴가는 수험생 자녀가 있는 관계로 도서관에서 나만의 5일간의 휴가를 보내기로 계획했다. 여름휴가를 준비하기 위해 독서모임에서 읽는 책과 별개로 당시 관심을 가졌던 ‘재능’과 관련된 책들을 인터넷 서점에서 찾아보았다. 수많은 책들의 제목이 나왔다. 그중 30여권의 책을 구매하여 분류하고 마음 가는 책을 골라 여름휴가 때부터 읽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의 독서 습관을 잠깐 말하면 대학 노트를 한권 사서 오른쪽 공간에는 책을 읽고 느낌이 있는 구절을 필서하고, 왼쪽 빈 공간에는 필서한 내용과 관련된 삶과 느낌, 생각을 정리하였다. 여름휴가 때부터 시작한 글쓰기는 재능관련 책을 16권정도 읽고 정리하였다. 지금은 마음(괴로움, 스트레스, 탐욕, 분노, 어리석음)에 관한 책을 읽고 정리하고 있다. 이제 대학노트가 3권을 넘는다. 독서하는 즐거움 못지않게 대학노트가 쌓여가는 즐거움으로 책을 읽고 정리한다.

재능관련 흐름은 ‘타고난 재능 보다는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일만시간의 법칙’과 ‘재능은 하늘에서 타고난 것이다’라는 두부류의 흐름이 있는 것 같다. 나는 두 가지 흐름을 혼합한 ‘사람마다 타인과는 다른 타고난 소중한 자기만의 재능을 가지고 있고, 또한 재능이 삶에서 유용하게 실현되는데 자신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유년기 및 청소년 시기 나의 재능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부모님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부모님의 자식으로 태어났다는 것에 대해 부모님께 늘 감사드린다. 나 또한 청소년기 자녀가 있기에 ‘나의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고 개발하여 자신의 삶에 긍정적으로 발현되는데 있어’ 부모로서 나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제롬 케이건이 쓴 ‘성격이 발견’이란 책에서 “재능에 대한 더 알기 쉬운 은유로 조각가의 공방에 있는 대리석을 들 수 있다. 조각가가 만들어 낼 수 있는 형상의 범위는 돌의 단단함과 색깔 그리고 크기에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조각가에게는 특정한 대리석 덩어리로 아름다운 조각품을 다양하게 만들어낼 자유가 있다.” 내 나이 52. 이제는 이루어진 형상을 잘 다듬어야 할 ‘나’ 라는 조각품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나라는 조각품을 만드는데 어떤 형태를 만들고자 하였으며, 만들고자 하는 형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오늘 나는 나라는 조각품을 위해 무엇을 하여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 본다.

조각가는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대리석, 화강암, 화산암 등 모양과 강도가 다른 그리고 크기가 다른 원석 중 선택할 수 있지만, 인생이라는 조각품을 만드는 데는 사용되는 석재는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 나는 나의 자녀를 내기준의 아름다운 조각품을 만들기 위해 자녀의 재질을 고려하지 않고 대리석이기만을 고집하며 자녀를 대하지 않았는가 생각해본다. 대리석을 조각하기 위해 필요한 조각도와 기술은 화강암을 조각하는 데는 아무 쓸모가 없는데도, 자녀에게 나라는 조각품을 만드는데 사용되었던 익숙한 기구들과 공구, 그리고 기술을 일방적으로 조언하고 지도하고 전수하고, 그것도 부족하여 나와 다른 자녀 원석에 손을 대지 않았는가 생각해 본다.

읽었던 책 중 제프 콜린의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라는 책에서 답을 찾아본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 부모는 자녀의 원석이 무엇인가 신중하게 관찰하고 연구하여 원석을 조각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전수해줄 코치와 기구, 공구를 찾아 주고 자녀가 자신의 조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제프 콜린의 생각에 동감한다. 자녀라는 조각품에 기웃거리지 않고 부모 스스로 자신의 조각품을 만들며 땀 흘리는 과정과 모습을 보여주고, 그리고 완성해 가는 조각품을 말없이 보여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고3인 아들 재현이와 재현이가 중2때 나누었던 대화를 생각하며 웃어본다.
“재현이는 아빠처럼 자녀와 행복한 시간을 갖기 힘들거야!”
“왜???”
“재현이는 아빠 보다 멋있고 훌륭한 아빠가 될거야. 하지만 아빠보다 더 멋있는 자식을 둘 수는 없으니까!”
재현이가 씩 웃었다. 대화가 있고 1년뒤 아빠! 아빠의 말이 옳은 것 같아 자녀는 운도 따르잖아. 재능관련 책을 읽고 고민하며 다시 재현이에게 말하였다.
“재현이는 아빠보다 더 자녀와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될거야. 단 재현이의 기준이 아니라 자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준다면!”

박병기 광주광역시 대덕치과의원 원장

박병기 광주광역시 대덕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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