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그랬듯이 사회 각 분야에서 취업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오죽하면 대학 교수들이 졸업생들을 하나라도 더 취업시키기 위해서 직접 각 회사와 공장을 찾아 다니겠는가.
각 분야의 직업중 전문분야의 최고로 공인되다시피한 직업은 그래도 그 분야의 대학 교수직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학교수 되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의 이변이 있다. 교수되기가 비교적 쉬운 분야가 바로 의·치대 분야다. 더구나 기초 의·치학을 공부하겠다는 젊은 의·치학도가 만약 있다면 그 사람은 수학과정 중 별다른 과오만 없다면 거의 모두 해당분야의 교수가 될 수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 누가 의·치대를 나와서 교수를 하겠으며, 더구나 기초 의·치학교수를 하겠느냐는 것이 젊은 의·치학도들의 주된 생각이다. 의·치대 교수가 무엇이 못나서 그런게 아니라, 공직에 있지 않고 개원하는 것이 수입도 좋고, 더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관 때문이다.
세상에 이렇게 교수되기가 쉬운 분야가 어디있고, 의·치대 출신이 이렇게 교수되길 기피하는 나라가 또 어디있으며, 더구나 기초치의학 교수를 만들어보려고 의치대생을 꼬득여야하는 처절한 국가는 또 어디에 있겠는가.
치대생들에게 기초치학을 전공해 보라고 권하면, 도대체 교수님 IQ가 몇이냐고 되묻거나, 소설쓰시고 계시냐고 의아해 할 정도이다. 사실 지금껏 기초치의학 교수들은 치대 수석졸업이나 우등생들이 뜻을 갖고 이길을 택하셨지만, 요즈음 젊은애들에겐 관심의 대상이 아닌 것 같다.
자고로 모든일에는 기초가 튼튼해야 하는 법. 우리는 기초공사가 부실했던 삼풍과 성수대교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듯, 의·치학의 뿌리인 기초치학을 소홀히하고, 임상진료로 얻어지는 단 열매만을 추구하는 의료계와 치과계의 오늘날의 잘못된 풍토를 볼 때 ,머지않은 앞날에 뜻하지 않은 주위의 제동으로, 결국 제대로 꽃도 피워보지 못한체 시들게하는 척박한 환경이 되어버리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사실말이지, 금년에 졸업시킨 내 제자가, 그래도 박사받고 20년을 근무한 나보다 더 많은 봉급을 제시하는데도 망설여서, 지방에는 치과의사 구하기가 힘들다면, 이건 무엇이 크게 잘못된 사회임에 틀림없다. 아무리 수입 때문에 교수가 된 것은 아니라 해도, 교직에 의욕을 잃케하고, 실제로 근래에 많은 의·치대 교수들이 대학을 뜨게 한 요인이 된 것만은 사실이다.
과거엔, 교수는 그래도 존경의 대상이기라도 되었지만, 요즈음 젊은이들은 존경 대상 직업이, 환경미화원, 소방관 등 주로 일반인이 기피하는 육체노동을 하는 직업이고, 이와는 별도로, 하고싶은 직업은 의사나 치과의사가 높은 순위에 끼어있으며, 의·치대 교수직은 양쪽다 해당되지 않으니 이게 문제다. 게다가 요즈음 세모에 유행하는 인기 1위의 신들이 부른 노래도 교수들을 괴롭힌다.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의·치대 교수직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줄 획기적 방안을 강구해야한다. 특히 기초치의학분야의 엄청난 지원과 혜택을 주어야만 앞날의 치과계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열매가 가끔식 떨어져 썩고, 거름이 되어 뿌리에 영양분을 공급해야만, 또 다시 더 많은 열매가 열릴수 있다. 달다고 열매를 다 따먹기만 하면, 그 다음해에는 열매가 부실한 해갈이를 한다는 사실은 이 동네 시골 농부들도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