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시민단체, 그리고 구강보건정책 현안

2022.06.15 15:34:20

시론

그동안 필자가 경험한 5년 주기의 대통령 선거, 4년 주기의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를 돌이켜보니, 우리나라는 매 2년 또는 1년마다 선거를 치러왔음에 새삼 놀란다. 2022년 올해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연이어 열려, 우리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기대감과 피로감은 그 어느 해보다 크지 않을까.

 

매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 후보들 못지않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지역사회 시민단체들이다. 시민사회단체는 비정부 조직(NGO, Non-Government Organization)이면서 시민사회의 의견과 주장을 상시적으로 대변하는 시민사회조직으로 공론장에 의견 개진을 통해 시민사회의 지지자들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정보나 기업, 언론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시민들의 요구를 대변함으로써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을 맡고 있으며, 정부나 정치권이 시민들의 요구가 결집되어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다(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따라서, 시민단체에겐 매번 열리는 선거는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매 선거마다 부산 지역사회의 구강보건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정책 제안을 실천해온 시민단체가 있다. 바로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부산경남지부로, 건치 부경지부는 부산시 구강보건 담당자 및 지역 치과계, 학계, 그리고 협력시민단체를 아우르는 부산시민구강건강증진협의회(부구협)를 구성해, 상호 소통하며 매 선거마다 부산시 구강보건정책제안을 이끌어 왔다. 필자도 구강보건학 전공 교수로서 사명감을 갖고 부구협에 적극 참여하여 정책제안서 마련에 매번 심혈을 기울여왔음을 자부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그러한 노력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다음 선거에서 같은 정책을 반복 제안하는 현실에서 이번 선거에 대한 피로감이 컸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구강보건정책 제안 준비를 위한 부구협 모임이 대면으로 개최되었지만, 구성원들의 참석은 저조했고, 희망과 기대가 없는 상태에서 이전과 같은 선거 대응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지 회의적인 상황이었다. 한편 시민과 치과계를 위한 정책 제안이 마치 지역 정치인들을 향한 부구협의 애처로운 구애 행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기존의 방식보다는 치과계 구성원과 지역 주민의 이해와 관심이 먼저 필요하다는 필자의 제안과 논의 끝에, 이번에는 매번 같은 형식의 정책 제안은 철회하고, 대중의 관심과 환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목과 사진, 그리고 직관성 있는 SNS 카드 뉴스를 제작하기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러한 과제를 직면한 상황에서, 필자는 이 프로젝트를 부산대학교 치의학과 학생들과 함께 풀어나가겠다고 공언하였다. 이번 학기 학생들이 수업과 과제에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역량이 있고, 또한 예비 치과의료인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고 실제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 생각했던 것이다.

 

공중구강보건학 실습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들에게 문제상황과 자료를 제공하고, 2주간의 조별 활동과 토론, 그리고 발표와 상호 피드백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에게는 자신들의 결과물이 실제 대시민 정책 홍보용으로 활용될 것임을 사전 알렸으며, 최종적으로 총 10개의 구강보건정책 현안에 대한 SNS 카드 뉴스 20개가 탄생했다.

 

1. 국립치의학연구원 부산 설치

2. 부산 아동, 노인, 장애인 치과주치의 사업 확대

3. 부산시 취약계층 의치보철사업

4. 부산시립장애인치과병원 설립

5. 요양시설 거동불편 노인구강건강 향상

6. 이주민 구강건강센터 설치

7. 중증 장애인 치아돌보미 제도 마련

8. 지방정부 구강보건전담부서 설립과 구강보건인력 의무 배치

9. 학교 구강보건실, 특수학교 구강보건실 확대

10. 학교 양치시설 확대

 

카드뉴스 보기: https://blog.naver.com/preventive_dentistry 또는 네이버에서 [예방치과학 카드뉴스] 검색

 

비록 선거가 끝난 후에 카드뉴스가 완성되었지만, 그동안 선거 때마다 반복된 구강보건정책 제안이 젊은 치의학과 학생들의 참여로 새롭게 재탄생하였고, 결과적으로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순간이자 희망적인 미래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이 카드뉴스가 온라인 상에서 시공간을 초월해 시민들에게 시나브로 다가가길 기대해 본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승화 부산대 치전원 예방과사회치의학교실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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