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세계 치과계 공통 문제 해결 머리 맞대

2023.09.22 23:00:06

의료계 플랫폼화, 진료 데이터 소유권 문제 등 의견 청취
의료기기 규제, 치의학 교육, 법적 분쟁, 수가 등 현안 공유

 

한국 대표단이 디지털헬스케어법과 관련한 의제를 세계 치과계 주요 7개국 논의의 장 상단에 올려 향후 대응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전 세계 치과의사의 대표 축제인 세계치과의사연맹 총회(FDI World Dental Congress·이하 FDI 총회)가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된 가운데 한국 대표단도 지난 9월 21일 Hyatt regency hotel sydney에서 열린 ‘퍼스그룹미팅’(Perth Group Meeting)을 시작으로 첫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는 주최 측인 호주치협의 스티븐 리우(Stephen Liew) 회장 사회로 진행됐으며, 허봉천 치협 국제이사, 이지나 FDI 치과임상위원회(Dental Practice Committee) 위원, 김다솜 국제위원회 위원 등이 한국 대표로 참석해 국제 치과계에서 주목하는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한국 대표단은 공식 의제로 ‘Healthcare Data Policies and Rights’를 상정해 의료계의 플랫폼화, 진료 데이터 소유권 문제를 화두에 올려 세계 치과계와 대응책을 논의했다.

 

허봉천 국제이사는 국내 의료계에서 우려를 낳았던 EHR(Electronic health record)에 관한 법률, 속칭 ‘디지털헬스케어법’에 대한 배경 설명과 더불어 그간 치협의 대응 과정을 소개하며 국제 치과계의 의견을 구했다.

 

허 이사는 “지난해 여름, 한국에서는 디지털헬스케어법이 국회에 발의됐으나 개인정보보호법을 무시하거나 일선 의료인에게 위협이 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끝내 좌초됐다”며 “이후 치협 등 유관단체들의 노력 끝에 환자와 보건의료데이터 생산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활용을 증진코자 하는 방향으로 새 법안이 발의됐다. 아직 새로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지만 상당한 성과라고 본다. 각국에서도 EHR에 대한 권리, 활용 등 상황을 공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각국 대표단도 큰 관심을 보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관련 의제에 대한 자국의 상황을 공유했다. 미국의 경우는 타 병원으로 전원시 환자 개인의 의료정보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기를 원하나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의 경우는 EHR 생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있으나 상용화가 요원하고, 일본의 경우는 디지털헬스케어 데이터에 대한 책임이 정부에 있음을 공유했다.

 

 

# 구인난은 전세계 공통 관심사

또 이날 회의에서는 호주치협이 상정한 ‘치과 종사 인력 부족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져 구인난 문제가 각국 치과계의 공통된 문제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일례로 캐나다의 경우 치과위생사가 치과의사 한 명당 1.17명 수준으로 구인난 정도가 심각해 치과위생사 교육 기관의 학생 수준과 교육의 질도 악화하고 있음을 호소했다.

 

그 밖에도 각국 대표단은 ▲3D 프린터 등 의료기기 규제 ▲시뮬레이션 기반의 미래 치의학 교육 ▲예방 치과 ▲환자와의 법적 분쟁 ▲치과 수가 ▲국민 구강 보건 현황 ▲치협과 정부·보건부와의 관계 등 의제를 놓고 자국의 현안을 공유하며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한국 대표단도 임플란트 치료 위주로 심화되고 있는 저수가 문제와 더불어 유튜브 등 SNS에 범람하는 잘못된 의료 지식이 환자와의 법적 분쟁을 부추기고 있음을 지적했다.

 

김다솜 위원은 “문화적·지리적 거리가 있음에도, 각국 치과의사들의 고민이나 비전이 비슷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좋았다”며 “특히 우리 대표단이 상정한 의제에 대한 토론도 활발하게 이뤄져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지나 FDI 위원은 “각 나라들의 시스템과 현안을 들으며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을 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이번에 우리 대표단이 내놓은 의제는 중요하고 광범위한 주제라 향후에도 장기적인 아젠다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퍼스그룹미팅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기존 4개국 미팅에 더해 미국, 영국, 캐나다 등 FDI 주축국가인 7개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모임으로, 호주 ‘퍼스(Perth)’ 지역에서 처음 모임이 이뤄지면서 ‘퍼스그룹미팅’으로 불리게 됐다.

 

단, 퍼스 그룹 미팅은 FDI 공인 협의체로서 기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요 7개국 대표단이 각국 현안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를 지닌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향후 뉴질랜드, 한국, 캐나다, 미국, 일본, 호주, 영국 등 순서대로 퍼스그룹미팅을 주최키로 했다.

 

시드니=최상관 기자 skchoi@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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