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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7.23 15: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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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마음이 분주한 적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예방치과 전공을 선택하여 강릉으로 떠난 지 어느덧 햇수로 6년째,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 국립강릉원주대학교 치과병원 예방치과에서 전임의사로 근무한 지 3년째에, 뜻깊은 기회가 찾아와 새로운 터전으로 이직을 선택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많은 기억을 함께한 교수님과 동료 직원, 그리고 환자 및 보호자에 인사하며, ‘한번 놀러 오라’는 인사조차 조심스러울 만큼 먼 지역으로 떠날 준비를 합니다.

 

미련이 남는 것은 진료실에서 만나온 환자들입니다. 장애환자들의 주치의적 관리가 지속되기를, 또 강릉 지역 저소득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진료 프로세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를 언제까지고 바라는 마음입니다. 헌신적인 동료 의료진들이 계시기에 별 탈 없이 진행될 것이 분명하지만, 걱정을 빙자한 미련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교육 측면에서는 상당히 복잡한 감정입니다. 전공의와 전임의 시절 모범적인 생활을 못 한 탓인지, 결국 후배 예방치과 전공의를 단 한 명도 남기지 못한 채 병원을 떠나게 된 점이 아쉽게 다가옵니다. 제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 국내 예방치과 전공의 지원이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아쉬움을 넘어 무겁고, 또 무섭게 느껴집니다.

 

현재 전국 치과대학 예방치과 교실 가운데에는 전임교원이 아예 없거나, 가까운 미래에 전임교원 은퇴를 예정하고 있는 곳이 많지만, 그 자리를 이어받을 전문의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즉, 예방치과는 지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자칫하면 학문과 진료 영역 모두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놓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예방치과의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현재는 중요한 전환점이자 새로운 기회의 시기로 보입니다. 국가 정책 차원에서 예방치과 전문 영역인 아동 치과주치의, 장애인 치과주치의 사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고, 방문 구강건강관리 또한 시범사업으로 시작되며 다양한 가능성이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제도 확대를 넘어 현재의 저수가, 덤핑 경쟁에 시달리는 치과의료계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치과대학 학생들이 ‘예방치과가 무엇을 하는 과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각 대학 예방치과 교실마다 관심 분야가 다르고 병원의 임상과로 예방치과 진료실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에서는 전국 치과대학 학생(본3/4)과 인턴/공보의 등 진로에 고민이 많을 대상자들에 예방치과 전공의 진로소개 설명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가장 최근 예방치과 전공자’라는 무거운 수식어를 달고 이번 설명회 연자로 나섭니다. 이직 예정인 새로운 터전에서의 포부와 함께, 전공의 시절 제가 누릴 수 있었던 호사들, 그리고 전임의 시절 그 호사를 실현할 수 있는 체계로 구체화해가기 위해 품었던 청사진들이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함께 나눌 예정입니다.

 

혹여 이 글을 읽는 학생이 예방치과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면, 또는 선생님들이 알고 지내는 후배 학생 가운데 고민하는 경우를 보았다면, 주저없이 이번 진로소개 설명회를 소개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 설명회 참석과 관계없이 예방치과 전공에 대한 갈증이 있다면 ‘가장 최근 예방치과 전공자’인 제 이메일(leesh.dmd@gmail.com)로 언제든 문의하셔도 좋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승현 강릉원주대 치과병원 예방치과 전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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