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 60대 은퇴 옛말…‘버티기 개원’ 늘었다

  • 등록 2025.07.30 22: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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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개원 증가세, 30~40대 진입 감소세
국세청 연령대별 신규·가동 사업자 현황 분석

“노후엔 그냥 편하게 쉬고 싶었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되니 그게 잘 안 되네요.”


개원 30년 차를 훌쩍 넘긴 서울시 마포구의 A원장은 진료실을 둘러볼 때마다 묘한 감정을 느낀다. 60대에 접어들면 슬슬 은퇴를 준비했던 옛 선배들과 달리 요즘에는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는 처지에 한숨만 나온다.


이렇듯 A원장처럼 고령에도 진료를 접지 못하는 치과의사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버티기 개원’ 또는 ‘재개원’이 일상이 된 것인데, 반면 젊은 세대는 개원가 진출을 미루는 등 치과 개원의 세대별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도 이 같은 세태를 잘 보여준다. 60세 이상 신규 개원의 및 활동 개원의는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2024년 60세 이상 기준 치과의원 신규 사업자는 80명, 92명, 93명으로 늘었고, 가동 사업자(현재 등록·운영 중인 치과의원 사업자 수)는 같은 기간 3721명, 4276명, 4876명으로 1100명 이상 증가했다.


# 60세 이상 비율 ‘치과’ 가장 높아
특히 이런 현상은 치과에서 두드러진다. 2024년 전연령 신규 사업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해 보면 치과의원은 11.5%를 기록해 한의원(7.2%), 안과(8%), 피부·비뇨기과(4.6%), 성형외과(6.5%), 이비인후과(5.8%) 등에 비해 높았다.


이는 은퇴할 시기에도 진료를 이어가거나 폐업·휴식 후 재개원 또는 공동 개원에서 빠져나와 홀로 개원하는 경우가 치과계에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근 지속되는 경영난 등으로 노후 대비에 불안감을 느껴 자발적으로 은퇴 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보인다.


A원장은 “20년 전과 지금 매출이 비슷한데, 인건비며 임대료 다 나가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은퇴는커녕, 진료실을 지키는 게 생존이 돼버렸다”고 토로했다.


반면 30~40대의 개원가 진입은 둔화되고 있다. 2022~2024년 30세 이상 50세 미만 치과의원 신규 사업자는 672명, 638명, 587명으로 오히려 줄고 있고, 같은 기간 가동 사업자 또한 8826명, 8639명, 8342명으로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이를 진료 환경 변화와 치과계 내부 경쟁 구조의 재편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치과경영전문가 정기춘 원장(일산뉴욕탑치과)은 “은퇴 나이가 과거보다 10년씩 뒤로 미뤄졌다고 본다. 30년 전에는 40대가 정점, 50대는 기본, 60대부터 내려오는 나이라고 봤는데, 현재는 50대가 정점이고 70대 정도 돼야 내려오는 나이가 되는 것 같다”며 “30~40대의 경우 개원난으로 인해 졸업 후 바로 오픈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대두되면서, 페이닥터(associate dentist)로 일하는 기간을 길게 잡거나 공동 개원으로 시작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어 개인 개원 시기가 늦춰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은송 기자 es8815@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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