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우지는 몸길이가 80cm쯤 되고 검은 색을 띤 겨울 철새이다.
이 새는 물 속에서 재빨리 헤엄을 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큰 물고기도 쉽게 삼킬 수 있다.
가마우지를 이용한 낚시는 목 아래부분을 끈으로 묶어서 물 속에서 사냥한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게 한 다음 목 부위에 걸려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물고기를 다시 꺼내는 방법이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이 가마우지 낚시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여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고도 하는데, 방송을 타고 화면 가득 비쳐지는 가마우지의 처지는 애처롭기 그지없다.
제법 커다란 물고기가 목에 걸린 채 주인에게 끌려져 나와 억지로 토해 내어지곤 한다. 이
방송을 보면서 이리저리 몰리고 있는 치과의사의 처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그 동안
일관성 없고 무책임한 정치가들에 의해 가마우지처럼 물 속으로 내몰려진 것은 아니었을까?
가마우지의 목을 졸라맨 끈과도 같은 비현실적인 보험수가에 시달리며 앞날을 내다보지 못한
의료인력 수급정책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다.
비현실적인 보험수가는 돈 있는자만이 최선의 진료를 받는다는 국민간의 위화감만 가져왔고
선진국과 단순수치만으로 비교되어온 의료인력 수급정책은 지역적 불균형과 의료기술개발을
통한 선의의 경쟁보다는 상업적 경쟁으로 인한 의료인으로서의 품위손상을 증가시켰다.
그렇다면 주체가 되어야할 의료인들은 과연 적절한 의료정책의 제시를 해 오고 있었는가?
가마우지처럼 끌려 다니지 말고, 주체적으로 일관된 방향제시를 했었어야 한다.
우선,기본을 충실히 이행하면 의료인의 자긍심이 보장 될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참다운 전문의의 설 자리가 있으며, 마치 피라미드와도 같은 안정된
의료전달체계가 형성 될 수 있을 것이다.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간 횡행했던 것처럼, 의료정책을 위한 재원도 확보하지 못한 채 선심성 의료정책이 마구
남발되거나, 압력단체에 의해 정책의 근본자체 마저도 오락가락 하는 것을 좌시해선 안 된다.
마지막 돌을 놓기 전에 피라미드의 바닥을 위한 오랜 세월의 피와 땀이 필요했을 것이다.
정부정책의 흐름을 따라 지도부가 정치적으로 노력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쉽고 빠르게
다가 왔었는지는 모르나 결코 영구히 우리에게 남는 것은 아니었다.
의료보험이 실시된 이래,정권이 바뀌어도 그때그때 임기응변의 미봉책으로 넘어 가곤 하므로
해서 누적되기만 했던 의료정책의 오류들이 이를 입증한다. 그러한 오류들은 고스란히
국민의 불편으로 돌아갔고 그에 대한 원망은 정책집행자가 아닌 가마우지와도 같이 끌려
다니던 의료인들에게 불신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치과의사의 권리를 가름하여 국민과 정부 앞에 나설 때에는 벌거벗은 솔직함으로 바른길을
걷게 해 달라고 주장해야 한다.
생태계의 파괴가 커짐에 따라 가마우지의 부리가 뒤틀린 기형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는 오랫동안 누적된 방만한 환경정책에서 기인한 환경재앙의 일면이었다.
의료계도,임기응변과 안이함만으로 대처를 반복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의료체계의 기형을
국민과 후배 의료인 들에게 물려주는 잘못을 범하게 될 것이다. 늦었지만 우리도 이제부터
잘못되었던 것들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때다.